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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계 10위권 이공대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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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계 10위권 이공대 키워야

입력
200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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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한국호가 험난한 파도를 넘어 향후 30년 내에 과연 과학기술 선진국에 안착할 수 있을까. 제조업 해외 이전으로 인한 과학기술 개발 필요성 감소, 우수인력 이공계 기피현상 심화, 이공계 대학 육성 마스터플랜 부재, 평준화 및 균형발전 정책에 따른 창의와 경쟁의 과학문화 부재 등은 과학기술 한국호의 좌초를 암시하고 있다.

이 문제들을 한번에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공계 대학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라지게 되고, 배출된 우수 인력들은 기업?2업에 돈을 벌어다 줄 것이다. 기업들은 큰 보상을 통해 우수 인재 유치에 나설 것이고, 이는 창조적 , 경쟁적 과학기술 문화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마디로 인재양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통해 이를 경험한 바 있다.

KAIST가 75년 첫 석사 졸업생을 배출한지 30년이 됐다. 70년대 초반까지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은 우리보다 높았다. 김일성대, 김책공대의 교육연구 수준도 서울대보다 위였다. 1차 경제개발을 통해 중화학 공업 선진화와 독자적 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박정희 대통령은 KAIST 설립을 추진했다. 우수 교수를 기존 교수 봉급의 3배로 유치하고 병역 면제 혜택으로 우수학생을 모집했다.

세계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연구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배출된 학사, 석사, 박사 졸업생들은 산업체, 연구기관, 교육기관에서 지금의 한국을 건설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KAIST의 집중 육성이 없었다면 우리 과학기술이 30년 만에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KAIST 육성에 정부가 지원한 돈은 1조원 남짓이다. 이는 미국 명문대학의 1년 예산도 안 된다. 하버드대의 연 수입은 2조6,000억원, 스탠퍼드 2조3,000억원, 예일 1조6,000억원, MIT 1조8,000억원, 칼텍 2조원, 캠브리지와 옥스퍼드대가 각각 9,000억원이다. 주립 명문대인 캘리포니아 버클리, 위스콘신대도 각 1조5,000억원, 1조7,000억원이나 된다. 심지어 홍콩 과기대와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1년 수입도 3,600억, 5,000억원이다.

지난 연말 더 타임스는 공학 및 IT 분약에서 KAIST가 37위라고 보도했다. 턱없이 작은 지원이지만 우수 교수와 학생들의 자긍심이 이룬 결과다. 일본이 KAIST를 벤치마킹해 자이스트를 만들 정도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인위적 변화를 강요당해 더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한 점도 있다. KIST와의 통합과 분리, 과기대와의 통합, 캠퍼스 대덕 이전 등이다.

KAIST는 또다시 러플린 총장의 사립화 방안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C학생 수 2만명, 등록금 1인당 600만원에 의·법대 예비반을 만들어 사립화 한다는 것이다. 지금 KAIST에 의·법대 예비반을 만든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우수인력의 이공계기피 현상을 심화시키고 과학기술인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또한 세계 수준의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여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기조를 뿌리 채 흔드는 것이다.

하버드대의 총자산은 60조에 연간 총수입의 20% 정도가 등록금이고, 칼텍은 연간 수입의 1%만이 등록금이다. 러플린 총장의 안은 세계 300위도 안 되는 사립학교를 국내에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痼? 하루 빨리 교육과 연구에서 세계수준의 대학을 키우는 개혁안이다.

꼭 KAIST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내 이공계 대학 서너 곳은 세계 10위권으로 시급하게 육성돼야 한다. 지금 배출되는 이공계 인력의 실력이 30~40년 동안 국가과학기술 경쟁력을 좌우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성일 KAIST 생명화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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