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증가세가 둔화하고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설비투자도 마이너스로 돌아서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앞으로 경기 전환시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9개월 연속 감소, 경기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도소매판매의 감소폭이 줄어들고 자동차 판매가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수주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C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1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부진 등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증가폭은 2003년 8월의 1.6% 이후 1년4개월만에 최저치이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7월 13.0%를 기록한 이후 8월 10.6%, 9월 9.5%, 10월5.8% 등으로 감소하다 11월 9.9%로 잠시 호전될 기미를 보였지만 다시 꺾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은 상반기의 호조세로 10.1%에 달해 2000년의 16.8%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14.0% 증가하는데 머물러 작년 8월의 10.3% 이후 최소 ?1貂°坪? 기록, 확실한 둔화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도 전년 같은 달보다 2.0% 줄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1% 감소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도소매판매 하락폭이 10월의 2.5%, 11월의 1.6%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고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지수가 전월 대비 2.1% 상승 반전된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백화점 판매 감소폭은 11월 10.5%에서 4.9%로 줄었고, 자동차 판매는 5.9% 증가했다.
또 최근 대규모 재건축, 재개발 수요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지난달 건설부문 지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호조를 나타냈다.
대전 석봉동 대규모 아파트단지 수주 등에 힘입어 건설 수주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38.4% 급증한 15조1,62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새해 들어 코스닥지수 폭등, 백화점 및 신용카드 매출 증가도 이어지고 있어 내수 해빙 기대가 싹트고 있다.
하지만 향후 경기전환시기를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 연속 감소했고,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6포인트 떨어져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계?8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볼 수는 없다"며 "긍정적인 신호와 부정적인 신호가 혼재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 경상흑자 6년만에 최고
지난해 수출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6년만에 최대인 276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불구, 해외여행과 유학 연수등에 지출한 돈이 120억달러(14조원)에 달하는 등 해외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지출이 이뤄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폭발적인 수출호조에 힘입어 총 276억1,0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131%나 늘어난 액수로 1998년 이후 최대규모다.
경상수지 가운데 수출입 무역거래를 나타내는 상품수지는 381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원유와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수입부담이 컸지만 수출이 워낙 호황이어서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기대 이상의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국가별 무역에선 대일무역적자가 244억달러에 달하면서 사상 처음 200억 %달러를 넘어선 반면, 대중무역에선 거꾸로 사상 처음 200억달러가 넘는 흑자(202억달러)를 냈다.
운수 여행 대외로열티 등으로 구성되는 서비스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87억6,900만 달러 적자가 났다. 대부분 여행수지 부문에서 대량의 적자를 낸 탓이다.
작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여행으로 쓴 돈은 일반여행에 94억9,900만달러, 유학 및 연수에 24억8,700만달러 등 총 119억8,600만달러에 달했다. 작년 환율로 환산하면 13조~14조원에 달하는 돈을 나라 밖에서 쓴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국내소비와는 대조적으로 해외에선 관광과 조기유학, 어학연수 등 바람을 타고 사상 유례없늣는 소비지출이 이뤄졌다.
일반여행과 유학 연수를 합친 여행수지는 지난해 총 62억7,000만 달러 적자였다.
이성철기자 sclee@hk.c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