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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 ‘고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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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 ‘고무줄’

입력
200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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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조이고, 2금융권은 방치하고.’

부동산 과열 방지책 중 하나인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시가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에 형평성이 없다. 2002년 ‘9·4 부동산 대책’ 이후 은행은 지금까지 엄격한 LTV 규제에 묶여 있지만,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아랑곳 않고 경쟁적으로 대출 한도를 늘리고 있다. 금융 당국의 방치 속에 서민층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별 수 없이 저금리 은행에서 고금리 2금융권으로 역류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의 경우 자체 내규 등을 통해 즐熾ぐ? 담보 물건 별로 시가(혹은 감정가)의 40~60%까지로 제한된 LTV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반면 상호저축은행, 보험, 단위 농협 등 제2금융권 기관 상당수는 대출한도 늘리기 경쟁 속에 시가의 80~90%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제2금융권에 대한 LTV 비율 규제(70%)가 지극히 형식적인 문서 지도에 그치고 있는 탓이다. "LTV 지도비율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이를 어겼다고 해서 제재를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전남 D저축은행은 최근 신규 지점 개설과 함께 종전 70%까지로 적용되던 LTV를 고객 별로 최고 85%까지 대폭 확대해 적용한다고 발?%7Η杉?. D저축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금융당국이 LTV 규제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위험 분석을 거친 후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LTV 비율 82%를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대출 영업을 해온 서울 S상호저축은행 관계자는 "만약 70% 규제를 지키면 은행과 차별성이 없어 고객들이 찾아오지 않는데 누가 당국의 지도를 따르겠냐"고 반문했다.

최근에는 단위 농협이나 보험사들도 주택담보대출에 적극성을 띠면서 일부 지역의 경우 심지어 저축은행보다 높은 LTV를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따라 자금 수요가 많은 고객들은 선순위 담%3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나머지 부족액은 후순위 담보로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연 5%대 수준이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연 9~18%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LTV 규제가 투기 수요를 잠재우는 데 일조를 하고는 있지만 정작 서민들의 부담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또 2금융권만 경쟁적으로 LTV를 높일 경우 경기 변동에 따라 감당하기 힘든 대출 부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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