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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시즌 앞두고 경쟁 치열/ 교복도 패션시대… 유행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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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시즌 앞두고 경쟁 치열/ 교복도 패션시대… 유행을 입는다

입력
200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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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여종이나 되는 디자인을 20~300벌씩 만들어 1~2월 두달간 팔아치우고, 유니폼인데도 매년 트렌드를 가미하며, 그 사소한 차이를 만들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옷. 바로 학생복이다. 입학 시즌을 앞두고 학생복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970년대 검정 일색의 교복을 풍덩 크게 맞춘 뒤 3년 내내 입었던 기성세대에게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일 수 있다. "교복이면 다 같은 교복이지, 브랜드마다 무슨 차이가 있다는거야?" 하지만 요즘 학교는 학교대로 예쁜 디자인을 지정하고, 학생은 조금이라도 더 맘에 드는 브랜드를 찾는게 현실이다.

특히 여학생들은 학교가 배정되기 전부터 근처의 모든 대리점을 돌아다니며 교복을 입어보고는 "올해는 어느 브랜드가 잘 빠졌다"고 소문을 낸다. 한번 입소문을 타면 3~4일만에 품절이 되고, 그제서야 다른 브랜드가 팔리기 시작한다. 간혹 졸업생 선배들로부터 교복을 물려받는 후배들도 있는데 대부분 ‘여벌 만큼은 내 마음대로’ 고쳐 입기 위해서다.

올해는 드물게 남학생복에서도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엘리트 학생복은 남성복 디자이너 정욱준(론커스텀 대표)씨의 감수를 받아, 안감에 %C화려한 야광색 띠를 박는 파이핑(piping) 처리를 한 남학생복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남학생복은 여학생복처럼 실루엣 변화를 주기 힘들기 때문에 안감에 개성을 부여한 것. 아이비클럽은 TV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나타난 남성복의 변화를 반영, 남학생복 재킷의 허리 부분이 쏙 들어가도록 선을 넣었다. 여학생복도 단추 간격을 좁히고 맨 아랫단추를 허리선에 고정, 허리를 더욱 잘록하게 보이도록 했다.

이 같은 미묘한 차이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엘리트 학생복은 수년 전 공장 실수로 재킷 길이를 2~3㎝ 짧게 낸 적이 있는데 그것이 ‘대박’을 터뜨렸다. 업체측은 학교 규정에 어긋날까 봐 전전긍긍했지만 짧고 꼭 끼게 입기를 원하는 여학생들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이다.

선호 트렌드는 지역 마다 제각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의 여학생복은 재킷이 짧고 치마가 긴 반면 강남은 상대적으로 재킷이 길고 치마가 짧다. 강북에선 성인처럼 입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강남에선 귀여운 소녀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이비클럽 김현정 디자인실장은 "전국 시장조사 결과 공주풍이 가장 심한 지역은 대구"라며 "대구의 여학생복은 무릎 길이 치마에 주름을 많이 넣어 풍성하게 하고 재킷을 짧게 한다"고 말했다. 학생스? 업체 디자이너들은 이 같은 트렌드를 파악, 내년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요즘 대리점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중고생 신입생 수는 1998년 130만명대에서 2004년 100만명대로 줄었고 학생복 시장(3,000억원대)도 감소 추세다. 학생복업계 3대 메이커인 아이비클럽, 스마트학생복, 엘리트학생복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 엘리트학생복은 28일까지 홈페이지(www.myelite.co.kr) 방문고객에게 5~50% 할인쿠폰을 증정하고 크로스워드 퍼즐 이벤트에 응모한 회원에게는 캐릭터 가방을 선물한다. 스마트학생복D복은 홈페이지(www.sksmart.com) 가입 회원에게 버디버디 아바타 소품을 제공하고, 교복을 미리 예약하면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증정한다. 아이비클럽은 학생복 세트 구매고객에게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탐방권, MP3플레이어, 톨스토이전 초대권 등을 선물로 내걸었다.

김희원기자 hee@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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