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연승을 질주하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작은 사진)의 불패신화가 깨졌다.
세계 1위 페더러(스위스)는 27일 멜버른에서 열린 2005호주오픈테니스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러시아의 강호 마라트 사핀에게 2-3(7-5 4-6 7-5 6-7'6-8> 7-9)으로 무너졌다. 사핀은 초반 페더러의 강력한 서브에 이은 예리한 스트로크와 발리 샷에 고전했지만 끈질기게 이리저리 코트를 누비다 막판 들어 매운 뒤심을 발例?테니스 황제에게 뼈아픈 일격을 가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25번째 생일을 맞쩜? 사핀은 이로써 지난해 이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페더러에게 힘 한번 못쓰고 당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반면 지난해 호주 오픈에 이어 윔블던,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 3개를 제패하며 코트의 무적시대를 구가하던 페더러는 이번 패배로 연승행진을 ‘26’에서 멈췄다.
누구도 페더러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드라마는 4세트부터 시작됐다. 세트스코어 2-1로 페더러가 앞선 상황. 구석구석 박히는 사핀의 날카로운 백스트로크와 폭발적인 서브에 당황한 페더러가 라켓을 여러 번 신경질적으로 코트에 내던졌다. 반면 3세트까지 보이던 ‘다혈질’을 버리고 침착하게 경기%2리듬을 유지한 사핀은 결국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껏 기세가 오른 사핀은 5세트 한때 게임스코어 5-3으로 앞서며 대어를 다 잡은 듯 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강했다. 냉정을 찾은 페더러는 착실히 자신의 서비스게임과 사핀의 서비스게임을 가져오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사핀은 더 강했다. 게임스코어 7-7. 이 때 바꾼 새 라켓이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페더러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사핀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거세게 지친 황제를 압박, 4시간 28분에 걸친 숨가쁜 추격전에 마침표를 찍고D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를 만끽했다. 사핀은 28일 앤디 로딕(미국)-레이튼 휴이트(호주) 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한편 여자부에선 미국의 세레나 윌리엄스가 단식 4강전에서 숙적인 러시아의 마리아 샤라포바를 2-1(2-6 7-5 8-6)로 꺾고 결승에 올라 미국의 린제이 데이븐포트와 패권을 다툰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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