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는데 합의했다. 명퇴자에게는 임금 24개월치 명예퇴직금, 주식 제공, 자녀 학자금, 일자리 알선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국민은행은 26일 이같은 내용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관한 노사협상을 타결짓고 31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번 명퇴에서 정규직의 10%인 1,800명 이상의 감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날 오전 사내 방송을 통한 특별 담화문에서 "취임 후 2개월9여에 걸쳐 인적 구조조정의 고통 없이 국민은행의 생존력을 높일 방안을 백방으로 모색해 봤지만 현재의 구조로서는 살아 남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은 대규모 명퇴는 재임 기간 중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대신 명퇴자들에게는 유례 없는 규모의 보상이 이뤄진다. 우선 24개월치 명퇴금이 지급되며, 자사주 150주와 직원 모금을 통한 50주 등 총 200주의 국민은행 주식(주가 4만4,000원대)이 제공된다. 또 고등학교 이상 재학중인 자녀를 둔 명퇴자는 자녀의 대학 입학 시 자녀 2명까지 1인당 1,400만원 한도 내에서 2년간 대학 등록금을 지급 받게 되?%?, 초등학교 5학년 이상 자녀를 둔 명퇴자는 직원 1인당 500만원 한도로 학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선임 과장을 기준으로 한 평균 명퇴금이 1인당 1억원을 상회하는데다 여기에 자사주와 학자금 지원까지 합할 경우 이번 명퇴의 소요비용은 총 2,5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명퇴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자회사인 KB신용정보의 채권추심업무, 법무사무소 직원 등의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한편, 전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퇴직에 앞서 1단계 명예 승진 및 승격도 실시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명퇴 실시 이후 비%1정규직 2,000명은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가급적 연내에 정리한 뒤 2007년까지 1,000명 가량을 추가로 감축해 총 4,800명을 줄일 방침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 외환·신한·조흥 가능성 커/감원 타은행 번지나
국민은행 노사가 26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안에 합의함에 따라 여파가 다른 은행들로 번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구조조정을 채 마무리하지 못한 외환은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0월 985명의 인력 구조조정을 목표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는 500명 정도에 그쳤다.
올 연말쯤 본격적인 은행매각 작업에 나설 예정인 외환은행은 매각 전까지 최대한 몸집을 줄여야 하는 처지라 추가 정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형민 외환은행 상무는 25일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구조조정의 후속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은행은 2003년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 인수 당시 "2006년 두 은행 합병 때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합병이 마무리되면 인원정리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한국지점의 합돎느막? 탄생한 한국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인수될 예정인 제일은행도 당장 계획은 없으나 장기적으로는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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