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새 원내수석부대표가 된 김부겸 의원은 정치권의 대표적 마당발이다. 국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그에겐 둘 중 하나다. 나이가 많으면 형이고 어리면 동생이다. 지난해 총선 직후엔 의장 비서실장을 맡아 초선이 108명이나 돼 서먹했던 당 분위기를 ‘형님’,‘동생’으로 풀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친분도 여전하다. 여야는 물론 당이 같아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편가르기가 심한 여의도에서 그의 친화력은 단연 돋보인다.
?%瀏? 김 의원도 지난해 가을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 10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국민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청와대와 여권을 향해 고언을 한 뒤 같은 당 의원과 당 지지자들로부터 ‘몰매’를 맞았다. 당시 그를 ‘배신자’, ‘회색분자’라고 매도하며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라"라고 손가락질하던 의원들은 주로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동료나 후배들이었다.
얼마 전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슬쩍 그때 일을 떠올리며 감회를 물었다. 그는 "결국은 내 말대로 되고 있잖아"라며 웃었다. 사실 올들어 여야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상생과 화합을 외치고 있다. 상생과 화합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한국의 트로츠키’로 불리던 운동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래 그가 붙잡은 화두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것은 극단의 대결이 아니라 설득과 타협을 통한 상생과 통합"이라며 "타협을 야합으로, 타협하려는 노력을 비굴한 처신으로 매도해서는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여당 지도부가 모두 사퇴하는 홍역을 겪은 뒤 어렵사리 상생과 실용주의의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이를 착근 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40대 대표주자임을 내세워 4월 전당대회에서 당권도전에0鰥? 나서고 싶은 유혹을 접고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은 것도 그래서다. 김 의원은 "노선 갈등을 거치며 의원들 모두의 가슴에 깊은 상처가 생겼다"며 "상처를 달래주고 당을 다시 한번 하나로 묶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당이 관용을 잊고 다시 대결로 치달으면 언제든 돌팔매를 맞을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이 겨우내 군청색 양복 한 벌로 버티고 있는 그를 ‘가장 신사적인 의원’으로 뽑은 것도 이런 모습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올해 그에게 친화력 만큼의 ‘컨텐츠’가 뒷받침된다면 그의 역할과 비중은 더더욱 커질 게 분명하다.
이동국기자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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