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방학을 했지만, 우리 아이가 학교 가는 길 옆에 상호 이름도 ‘dog’인 애견센터가 있다. 녀석은 하루도 빠짐없이 길 옆 애견센터에 들러 아직 문도 열지 않은 가게의 유리창을 통해 그 안에 있는 강아지들에게 인사를 하고 간다.
우리집 거실에서 한 눈에 내다보이는 골목 중간쯤에 위치한 가게여서 아내도 매일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지체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싶으면 핸드폰으로 ‘얼른 학교 가’하고 문자를 날린다. 그러면 아이도 집 쪽을 향해 손을 흔든다.
며칠 전 그 애견센터에 강아지 사료를 사러 갔다. 전에 못 보던 강아지 한 마리가 내 다리 사이를 들락날락하며 몸을 비볐다. 행동이 조금 이상해서 물으니 날 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자라면서 조금씩 눈이 먼 장님 강아지라고 했다.
"그럼 어떻게 하죠?" 걱정스레 묻자 가게 아가씨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이젠 괜찮아요. 눈이 먼 다음 맡게 된 강아지인데, 가게에 데리고 나오면 손님들한테 귀여움도 독차지하고요." 나로서는 처음 보는 장님 강아지였는데, 사료를 사 들고도 금방 가게를 나오지 못하고 오래도록 그 강아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래, 부디 건강해라. 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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