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사 라이스(사진)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26일 오전 상원 본회의 인준 표결에서 다수의 찬성을 받아 무난히 미국의 66번째 국무장관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라이스 지명자는 전임자인 콜린 파월 장관과는 달리 의회의 초당적 신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상원 인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25일 9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민주당 의원 6명은 라이스 지명자에 대해 파상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이라크 전쟁을 위해 거짓 명분을 ?%뻤셀? 의회와 국민을 기만했다는 게 비판의 골자였다.
에드워드 케네디(매사추세츠)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작심한 듯 라이스 지명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마크 데이턴(미네소타) 의원은 "내가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부시 정부가 당장 거짓말을 멈춰야 한다는 의사 표시"이라며 라이스 지명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웠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좀처럼 상대방에 대해 ‘거짓말(lie)’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이 말은 종종 욕설보다 더 나쁜 뉘앙스를 갖는다. 이날 의사당에서 금기어를 공공연히 사용할 정도로 민주당 의원들은 깊은 반감을 드러냈다.
2008년 %미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반 베이 (인디애나) 의원은 "라이스 박사는 오점으로 가득찬 이라크 정책의 입안자였다"며 "이런 실수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켓)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라이스 박사가 국무장관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뉴욕 타임스는 "라이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는 그들이 소수당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부시 정부의 외교정책을 강력하게 반대하겠다는 뜻을 알리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공화당측은 민주당의 공세를 ‘소인배 정치(petty politics)’라고 맞불을 놓앞았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측이 부시 대통령의 2기 취임의 빛을 바래게 하려는 의도로 라이스 지명자를 흠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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