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독주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26일 거래소시장이 조정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11포인트 이상 급등하자, 한국증시의 ‘나홀로 상승’이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들어 거래소시장은 지난해 말 대비 3.5%, 코스닥시장은 무려 23% 이상 급상승했다. 반면 한국증시와 동조화 경향이 큰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7.2% 하락했고, 다우지수도 3% 가량 떨어졌다. 아시아시장에서도 일본 닛케이지수가 1% 가량 내렸고, 대만증시도 5% 넘게 하락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날 "국내증시는 과거에도 연초에 두 차례 미국증시와 방향성을 달리하는 탈동조화가 있었지만 그 기간은 3개월에 그쳤다"며 "미국증시가 호전되지 않는 한 현재의 강세장이 지속되긴 어렵다"고 밝혔다. 2002년과 지난해 초에도 올해와 유사하게 ‘삼성전자 효과’가 주가를 끌어올리며 한·미 증시간 탈동조화 현상이 있었다. 2002년 초의 경우 미국이 엔론 스캔들로 몸살을 앓을 때 한국증시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과 인위적인 내수 거품 등으로 강세장을 연출했다. 지난해 초에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철강과 화학업종 등이 이른바 ‘중국 특수’를 누리며 나홀로 상승장을 이어갔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한국증시가 독주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져 있지 않다"며 "내수회복이 가시화한다 해도 미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수 1,000포인트라는 역사적 고점을 해외 변수의 도움 없이 한국증시의 독자적 힘만으로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증권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미국기업에 후행하는 경향이 유지되고 있고 내수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대외 변수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의 탈동조화는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증시의 반등 없이도 국내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정보기술(IT)부문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데다,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뚜렷하다는 것이 주된 논거이다. 특히 적립식 펀드의 판매 호조 등 자금유입이 늘어나고 있고 연기금의 주식투자도 본격화하고 있어 지수의 안전판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종합주가지수와 미국 대형주 위주인 S&P지수의 상관관계는 54.5% 수준에 불과한데다 2002년 10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한국증시에 대한 미국의 영향?2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IT부문간 상관성이 19.3%로 약화하고 있는 것이 한·미 증시간 탈동조화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은 주가 차별화의 원인으로 정책적 변수를 꼽았다. 현대증권은 "글로벌 주가 대비 우리나라의 주가, 특히 기술주의 차별화 현상은 정책적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정책적 효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주가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지 모르지만, 과거와 같은 급락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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