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들은 주로 ‘문안(問安)’을 통해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의사학교실 김정선 연구원은 25일 고종시대 왕실 의료현황을 분석한 ‘1898년도 조선왕실의 의료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왕의 일상 진료는 5일 간격으로 올리는 정기 문안을 통해 이뤄졌다. 왕과 세자의 진료를 담당하는 태의원은 매달 5,10,15,20,25,30일 6차례 건강상태를 묻는 글도 올렸다. 김 연구원은 "의학적으로 볼 때 문안은 진료의 한 형태로 자각증상의 변화를 문진(問診)하는 것"이라며 "의관들은 문진을 통해 컨디션과 수면, 소화기관의 상태 등을 물어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왕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정기 문안 외에 수시 문안도 올렸다. 고종이 담체(痰滯·소화불량)에 걸리거나 태자가 체설(滯泄·체하여 설사하는 것)이 있을 때는 매일 혹은 격일로 문안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의관들이 직접 왕을 진찰하는 입진(入診)은 왕이 허락할 때에만 할 수 있었다. 의관들은 도제조의 지시에 따라 왕의 맥을 짚어보고 그 결과를 왕에게 고했다. 의관들이 처방을 결정하면 왕은 이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내며, 의관들이 이를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왕의 건강관리는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이뤄졌는데 태의원은 왕의 건강이나 기후가 좋지 않을 때 제사를 친히 지내지 말라는 청을 올리기도 했다. 또 제사를 지내러 대궐 밖으로 나갈 때는 하루에도 여러 번 문안을 올려 왕의 건강을 챙겼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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