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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간부도 채용비리 개입/ "기아車 광주공장 고위층이 채용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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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간부도 채용비리 개입/ "기아車 광주공장 고위층이 채용 지시"

입력
2005.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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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최고위층이 지난해 생산계약직 채용 때 노조와 회사측의 추천을 받은 입사부적격자를 무조건 채용하도록 인사팀에 지시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채용비리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광주공장측은 지난해 10월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본사의 감사가 시작되자 이들의 채용심사 서류까지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아차 광주공장 전 인사 담당자 A씨는 24일 "지난해 채용된 생산계약직 1,079명 중 입사부적격자 475명은 모두 노조 회사측 등의 채용추천을 받은 사람들"이라며 "상부에서 이들의 명단을 주면서 채용하라고 해 합격처리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인사분야의 책임자는 공장 고위 관계자"라고 덧붙여 이 지시가 최고위층에서 내려왔음을 시사했다.★관련기사 A3면

A씨는 "기아차 본사 감사팀이 밝혀낸 입사부적격자는 나이와 학력 등이 채용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120여명이고 나머지 350여명은 1차 서류심사에서 점수가 커트라인에 미달한 사람들이었다"며 "본사 감사가 시작되자 위(상부)에서 350여명의 서류심사 점수를 합격 기준으로 맞춰놓으라고 지시해 점수를 고쳤지만 결국 감사에서 들통났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채용된 생산계약직 중 30%는 노조가, 10%는 회사측이 각각 추천권을 행사해 입사시켰다"며 "그러나 추천을 받아 입사한 직원 모두가 입사부적격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3년 전 입사지원서의 추천인란이 추천경로란으로 약화한 뒤에는 ‘윗분’이 직접 채용추천 명단을 가져왔다"며 "부당한 인사지시에 대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광주공장 생산계약직으로 채용됐거나 취업을 시도한 사람들로부터 "정·관계 인사가 포함된 리스트가 있어 검찰이 수사 중이다" "취업 대기자 명단이 있다" 는 등의 발언이 나와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기아차 본부노조 박홍귀 위원장은 이날 집행부 사퇴와 관련한 대의원대회를 비상소집했으나 지도부 사퇴는 결정하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서 "인사청탁에서 자유로운 대의원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부당한 인사청탁 관행의 고리를 끊는 계기로 삼자"고 밝혔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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