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유치원에 1년 더 보내란 말이냐."
교육인적자원부가 현재 3월1일(6세 기준)로 돼 있는 초등학교 입학기준일을 1월1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자 1,2월생 자녀를 둔 ‘예비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2월생 아동의 입학이 1년 늦춰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4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1,2월생 중 또래보다 학교생활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학교 안팎에서 제기돼 입학기준일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초중등교육법 개정 타당성에 대한 공청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내년에 입학기준일 변경 여부를 최종 확정키로 해 이르면 2007년께부터 새 제도가 시행될 전망이다. 앞서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규제개혁안을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이 알려지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에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입학이 1년 지연되면 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체격이 큰 2월생 5세 아들을 2007년에 입학시킬 계획인 이모(35·여·서울 성동구 자양동)씨는 "빠듯한 살림에 수백만원이 넘게 드는 1년치 유치원비를 마련할 생각을 하면 막막하다"고 불평했다. 1월과 12월생 자매가 있는 유모(33·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11개월 차이가 나는 언니와 동생이 같은 학년이 돼도 괜찮은가"라고 따졌다.
교육계에서는 1,2월생 가운데 제때 초등입학에 입학하는 비율이 50%를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의 입학이 1년 지연될 경우 유치원 학습 연장 등에 따른 사교육비 부담이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 입학기준일 변경은 각급 학교 운영 및 교육행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세밀한 분석과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신중히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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