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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쓰레기는 소중한 자원

입력
2005.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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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인간과 대지를 창조하면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공생하도록 설계하였다. 그러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 오던 우리네 삶은 어느 순간 자연을 지배하는 삶의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무한할 것 같은 자원도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대부분 고갈되면서 인류는 심각한 생존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있다. 지구의 자원 고갈은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 더 큰 경제적, 환경적 위협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원 관리에 대한 투자나 대책이 부족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30만 여 톤에 이르는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 중 생활쓰레기의 55% 이상은 태우거나 매립하는 방법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쓰레기 매립과 소각은 지역사회 분쟁의 씨앗이 될 뿐만 아니라 자원 낭비 및 환경 오염 심화라는 측면에서 모두 값비싼 대가를 요구한다.

매년 발생하는 쓰레기 분쟁은 잘못된 자원 관리 방식에 기인한다. 우리는 쓰레기를 편리하게 배출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단순한 경제적 잣대로 얼마나 효율적인가로 재활용 문제를 바라본다. 최근 건설폐기물 재활용 관련법 제정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건설교통부와 건설업체, 환경부 사이에 벌어졌던 줄다리기 역시 장기적인 자원 관리 문제보다는 단기적인 경제 문제에만 집착하는 업계와 정부 일각의 모습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쓰레기는 매우 소중한 자원이다. 현재 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연간 수입 자원의 30% 이상을 대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다시 플라스틱으로,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로, 종이는 종이로 다시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한국은 연간 발생하는 지역 갈등의 80% 이상을 줄이고, 자원 수입 비용과 환경 관리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2000년에 소각장 운영비용 과다로 인한 적자와 도시 경제 불황 타개를 위해 재활용산업을 선택하였다. 그 결과 연간 1,100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 2,360억 달러 매출 수익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시켰다. 예를 들어 시애틀에서는 재활용 비율 1% 증가가 4만 여 개의 새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미국의 새로운 산업으로 전 도시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에서 자원 관리는 전쟁과도 같다. 모든 제품이 생산될 때 원료 감량과 재활용이 되도록 설계, 디자인하는 5R(설계, 디자인, 감량, 재사용, 재활용)을 염두에 둔다. 한 톨의 자원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철저?관리인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 전국에 250여 개의 골프장을 짓는다는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을 짓는 비용을 재활용 산업에 투자해 자원을 활용하고 고급 기술력을 확보하여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면 고용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외화 획득을 충분히 이룰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잘 만들어진 폐기물 관리 제도와 관리 기술은 앞으로 점점 더 폐기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아시아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쓰레기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잣대보다는 자원 관리라는 측면에서 준비한다면 머지않아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미래 환경기술 메카로서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에 발상의 대전환을 촉구한다.

김미화 쓰레기문제해결을위한시민운동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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