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투자자들의 표정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꾸준한 금리 하락으로 5~7%의 고수익을 올렸던 채권형 펀드가 올 들어 채권 금리 급등으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선 반면, 주식형 펀드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유형별 투자 전략을 알아본다.
◆ 채권형 펀드 ‘일단 두고 봐야’= 최근 가장 불안해 하는 경우는 채권형 펀드 투자자들일 것이다. 정부가 장기 국고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물량 부담 때문에 채권시장은 올해 첫 거래일부터 약세로 출발했다.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3일 3.38%에서 17일 3.77%로 2주 만에 0.39%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국고채 10년물은 3일 3.93%에서 17일 4.63%로 0.70%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까지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0.52%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의 누적 수익률은 아직 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채권형 펀드에 이미 가입한 투자자라면 ‘당분간 지켜볼 것’을 권했다. 한투운용의 정원석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번 급변동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정부의 10년물 공급 확대 발표 등으로 인한 심리적 요인이 컸다"면서 "이럴 때 부화뇌동해 환매를 해 버리면 평가손실이 실현손실이 될 수 있으므로 서둘러 환매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도 "채권형 펀드는 주가라는 단일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주식형 펀드와는 다르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금리 상승이 재투자 이익을 늘려 채권값 하락의 영향을 일부 상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 가입하고자 하는 투자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제로인의 이 팀장은 "현재 금리의 방향성이 모호하므로 어느 정도 두고 본 다음에 신규 가입하는 것이 낫다"면서 "단, 현재 채권 금리는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 채권형 펀드에서 지난해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투운용 정 본부장은 "1월 말 정도 가면 마이너스 수익률은 대부분 해소될 것이고, 현재 채권 장단기 금리차가 매우 커서 운용 전문가들이 다양한 운용 실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며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주식형 펀드, 적립식 분산투자를 = 증시가 거래소 1,000포인트, 코스닥 500포인트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하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주식투자비중이 70%를 넘는 성장형 펀드는 올 들어 18일까지 4.5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스닥펀드의 수익률은 8.30%에 달한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도 올 들어 2,000억원 이상 늘었다.
문제는 부담스러운 지수다. 만약 투자자가 주식 시장의 지속적 강세에 대해 충분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 인덱스펀드에 가입하거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과거 경험상 1,000포인트를 앞두고 목돈을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에 털어 넣기는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적립식 펀드 가입을 추천한다.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장기간 매월 일정액을 부을 경우 주가가 높을 때는 상대적으로 적은 주식을 사고 낮을 때는 많은 주식을 사게 돼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거치식 펀드보다는 안전한 편이다.
적립식 펀드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적립식’은 ‘거치식’의 반대되는 개념일 뿐 펀드가 어떤 주식을 편입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용어는 아니다. 펀드에는 정보기술(IT)주 등 경기 민감주를 다수 편입한 펀드도 있고, 꾸준한 배당을 하는 안정적 주식을 주로 편입한 펀드, 수익성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펀드, 해외 유명 펀드들을 골라 투자하는 펀드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 중 서로 반대되는 스타일의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면 좀더 안전해진다. 예를 들어 매달 3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넣을 경우 올해는 성장주가 뜰 것이라 생각한다면 20만원 정도를 경기민감도가 높은 펀드에, 10만원 정도를 배당주 펀드에 넣는 식이다. 대한투자증권 남명우 부장은 "적립식 펀드는 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므로 가입 기간 중 주가가 조정을 받아 낮아졌을 때는 평소보다 좀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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