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선거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30일 치러지는 이라크 총선결과 시아파의 과반의석 확보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 제도는 각 지역구별로 당선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기 때문에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이번 선거로 선출되는 제헌의회 275명 의원은 헌법제정은 물론 대통령과 부통령(2명), 실질적 최고권력자인 총리를 선출할 수 있어 새로운 이라크의 지배세력으로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시아파 내에서도 강건파인 압델 아지즈 알 하킴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의장이 이끄는 통일이라크연맹(UIA)이 다수당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아파 최고 성직자 아야툴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건파인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도 미국의 도움을 등에 업고 42개 시아파 군소 정당들을 모아 이라크민족화합(INA)을 구성해 시아파 내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선거 이후에도 한동안 강경·온건파의 정파별 대립이 벌어질 전망이다.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시아파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 선거 저지를 위해 무장테러를 주도한 후 선거 이후 시아파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애국전선, 이라크이슬람당, 이슬람학자연합은 이미 선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보이콧했으며 일부정당에서만 후보들을 공천해 잘해야 전체 의석의 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중앙 정치 무대에서 소외돼 있던 쿠르드족은 이번 총선으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세력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은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 다른 쿠르드 정당 9곳과 연맹을 맺고 165명을 공천한 상태다.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 55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91년 걸프전쟁 이후 미국 보호하에 자치를 누려왔던 아르빌, 술라이마니야, 도후크 등 이라크 북부 3개주에서 지지표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분리독립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