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 이강철(사진) 열린우리당 집행위원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아직 내정은 아니지만 이 위원이 유력하다"고 밝혔고, 이 위원 측근도 이날 "최근 이 위원이 노무현 대통령과 독대한 뒤 고민 끝에 맡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여권 내 대구·경북(TK)세력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조직특보를 맡아 이 지역의 선거운동을 총괄하며 노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총선 때는 ‘외부인사영입추진단장’을 맡으며 대구 동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낙선 뒤에는 국정원 차장 등 여러자리의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별다른 공직을 맡지 못했었다.
노 대통령과 이 위원의 인연은 꽤 길다. ‘왕특보’라 불리는 그는 노 대통령이 운영하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며 1990년대 초반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또 장영달, 유인태 의원과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때 함께 구속됐던 ‘동지’ 사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이 위원에 대해 노 대통령은 늘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 위원의 청와대 입성이 단순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우선 청와대 내에 TK 몫으로 들어가 여권 핵심과 TK 민심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TK 시민사회의 대표적 인물인 이 위원이 시민사회와 잘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 주요 사회갈등 조정 역할을 하는 시민사회수석에 적임"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과 10년 이상 동고동락을 해 온점을 감안하면 이 위원이 청와대 내 일부 정무기능도 맡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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