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과 달리 한국인 정신분열증 환자에게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송규영(생화학과) 김창윤(정신과) 교수팀은 정신분열증 환자 320명과 정상인 379명을 대상으로 체내 COMT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성(SNP·특정유전자의 변이)을 조사한 결과, 72번 아미노산이 알라닌에서 세린으로 바뀌는 경우 정신분열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유전체 연구분야 국제학술지인 휴먼지넥틱스(Human Genetics) 1월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COMT 효소의 활성도가 낮으면 정신분열증 위험이 커진다고 볼 수 있는데 한국인은 72번 아미노산 염기 중 SNP가 나타나는 COMT 효소의 활성도가, SNP가 나타나지 않는 COMT 효소의 20~6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미국 연구팀이 유태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송 교수팀이 확인한 SNP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COMT 효소의 SNP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은 전체 인구대비 6.5% 수준이고 SNP 때문에 COMT 효소의 활성도가 낮아진 사람이 정신분열증에 걸릴 확률은 SNP가 없는 정상인의 1.8배 정도라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유태인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SNP가 한국인에게만 확인된 것은 인종간 유전적 차이를 의미하며, 이 때문에 한국인 고유의 SNP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송 교수는 인간 게놈지도 작성과정에서 12번 염색체 지도를 작성하는 데 공헌한 과학자로 유명하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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