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다 돌연 잠적한 지율(사진) 스님의 행방을 찾느라 관계 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경찰은 23일 행방이 묘연한 지율스님을 찾기 위해 측근들의 탐문 조사는 물론, 휴대폰 위치 추적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다. 청와대와 환경부도 공사와 관련한 지율스님의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한 상황에서 단식 89일째를 맞으며 건강이 극도로 악화한 지율스님에게 자칫 ‘큰 일’이 발생할 것을 우려,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
지율스님은 21일 오후 7시께 서울 마포 M수도원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뒤쫓아가던 경찰관도 스님을 놓쳤다. 이후 경찰은 서울 독산동 스님의 남동생 집과 충북 충주의 여동생 집에도 형사를 보냈으나 행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라리 범죄자라면 차량 수배 등을 통해 찾을 수 있을 텐데 그것도 못하니 지금은 측근들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율스님에게 변고라도 생기면 우리 책임인데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지율스님은 수도원에서 나오면서 "내 몸을 내려놓을 곳을 찾아야겠다. 뒷일을 부탁한다"는 등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율스님의 측근들은 "스님이 여전히 단식을 계속하고 있지만 위독한 상태는 아니고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나 거처에 대해 함구하라고 해 말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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