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샤갈’ 전이 23일 총 관람객 66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막을 내렸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지난해 11월13일부터 열린 부산전에는 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 속에 16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샤갈 부산전은 당초 16일 폐막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연장 요청으로 전시기간을 1주일 연장했다. 이는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부산 전시에 앞서 지난해 7월15일부터 10월22일까지 100일 동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는 유료관객 39만5,000명 등 총 50만명의 관객이 찾아 국내 단일 전시 사상 최대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특히 부산전은 지역 미술계는 물론 문화계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문화혁명’으로까지 불렸다. 동장군의 기세도 ‘샤갈 열풍’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주말의 경우에는 8일 7,000명, 9일 8,000명에 이어 15일에는 하루 최대인 1만여명이 찾아 관람객들은 문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루며 작품을 관람했다.
관객 동원 기록과 함께 샤갈전은 성숙한 관람문화 조성 등 국내 전시회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또 샤갈 부산전이 ‘지방은 문화 불모지’라는 뿌리깊은 고정관념을 깨도록 한 것도 큰 수확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영명(61) 부산미술협회 이사장은 "부산시민의 호응이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문화 갈증에 목말라 하던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재확인시켜준 일대 사건이었다"고 극찬했다.
여느 전시회와 달리 관람층이 다채로웠던 점도 샤갈전의 특징으로 꼽힌다. 일반인에서부터 방학을 맞은 초중고교생의 단체관람이 줄을 이었고 가족 단위는 물론 젊은 연인, 노부부를 비롯해 스님 등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람객들이 샤갈의 화풍과 색채를 나름의 시각으로 향수했다. 평소 문화행사를 접하기 힘든 장애인과 결손가정 아동들에게 무료관람 기회를 주었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열매’ 성금모금행사도 열려 감동을 함께 했다.
샤갈 한국전의 커미셔너 서순주(44)씨는 "부산전을 찾아준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며 "샤갈 작품세계의 의미를 공유함으로써 이번 전시가 지역문화 발전의 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샤갈전은 서울과 부산이라는 지역을 나눌 것 없이 샤갈 작품세계의 큰 주제인 사랑과 꿈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 계기였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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