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정진숙(38·서울 금천구 독산동)씨는 최근 7세, 5세 남매의 방문학습지를 서점학습지로 바꿨다. 선생님이 집으로 방문해 일주일 분량의 학습지를 주고 진도를 체크하는 방문학습지가 한달에 3만원이었던데 비해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서점학습지는 한달 분량이 6,000~9,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는 영어 수학, 둘째 아이는 한글과 수학을 방문학습지로 했었거든요.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번씩 오셔서 진도 점검하고 다음주 치를 주고 가는 식인데 한 5분이나 같이 있나? 살림살이도 빠듯한데 솔직히 돈 아깝고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대요."
‘천하없는 명교사도 자기 아이는 못 가르친다’는 말이 있지만 정씨는 한달이면 12만원 정도가 들던 교육비를 8만원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을 정했다.
최근 서점학습지를 찾는 부모들이 크게 늘었다. 서점학습지는 교사가 일주일에 한번씩 집으로 방문해 진도를 맞춰주는 방문학습지와 달리 부모가 직접 서점에서 학습지를 구입해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되어있다. 2000년 기탄교육이 처음 기탄시리즈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엔 천재교육의 해법시리즈, 두산동아의 얌얌수학 학습지, 대한교과서의 문제해결 길잡이 수학 시리즈 등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아직 전체 학습지 시장의 20% 수준이지만 최근 불황기를 타고 신장세가 두드러진다.
천재교육 유치부 남석기 부장은 "아무래도 방문학습지보다 훨씬 저렴하니까 2002년부터는 거의 매년 20%씩 신장했다"면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이 혼자있는 집에 누군가를 들인다는 게 꺼림칙하다는 부모들도 많아 서점학습지 시장은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점학습지의 확장세는 ‘가르친다’는 것에 자신없어 하는 부모들도 선뜻 나설 수 있도록 지도글을 첨부하는 것은 물론 1주 단위 학습일정 관리표, 인터넷을 통한 진도테스트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갖춘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천재교육은 해법수학 돌잡이한글 해법국어 해법한자 등 시리즈에 상세한 동영상 강의와 플레이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시청각 자료를 제공한다. 기탄교육은 한 달 분량의 학습지를 4권짜리로 구성해 매주 한권씩 공부할 수 있게 했고 동요CD, 낱말카드 등 부교재가 알차다. 두산 동아의 얌얌수학은 스프링제본으로 되어있어 매일 2~3장씩 뜯어 쓰면서 학습분량을 조절할 수 있고 1주 학습일정 관리표를 담아 올바른 학습습관을 들이는 데 좋다.
서점학습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양을 꾸준히’ 해야한다. 천재교육 남석기 부장은 "내 아이 가르치기가 제일 어렵다는 이유는 대부분 ‘오늘은 집안 행사가 있으니까, 바쁘니까, 아프니까’ 등으로 아이가 아닌 부모가 핑계를 만들기 때문"이라면서 "하루에 단 5분을 해도 일정한 양을 정해놓고 꾸준히 해야 아이에게도 올바른 학습습관을 키워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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