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주부입니다. 최근 빚을 모두 청산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목돈을 만들 생각입니다. 월 수입은 부부가 각각 270만원과 220만원 정도입니다. 2006년 3월에 계약이 끝나는 5,000만원짜리 전셋집에 살고 있습니다. 자산은 부부가 각각 내년 1월과 6월 만기인 근로자 우대저축을 갖고 있고 남편이 400만원의 청약예금, 제가 월 5만원짜리 청약부금을 넣고 있습니다. 장기주택마련저축 두 계좌에도 월 20만원씩 입금이 됩니다. 생활비는 50만원, 용돈은 각각 50만원이며 보험금이 각각 35만원과 15만원이 지출됩니다. 집 구매 시기와 적금담보대출이 좋을지 모기지론이 좋을지 여부, 장기주택마련저축 운용 방안 등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결혼을 하고 함께 걸어가야 할 인생을 설계할 때, 재무 측면에서의 첫 단계가 내집 마련입니다. 이것만 성공해도 자산 증식의 반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내집 마련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상대적으로 수입은 많지만, 지출이 제대로 통제 안돼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가능성을 한번 따져 볼까요?
첫째, 목돈과 주택마련이라는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의 자산구성, 수입·지출내역을 검토해 봐야 합니다. 전세보증금 5,000만원과 근로자우대저축 6,000만원에 부채가 없으니 순자산은 1억1,000만원이 됩니다. 저축 내역을 살펴봅시다. 부부의 월 수입은 490만원이고 지출내역은 근로자우대저축 100만원, 청약부금 5만원, 장기주택마련저축 20만원, 보험금 50만원, 기타 잡비 생활비 등입니다.
부채가 없고 전세금과 예금 등 확보된 자산이 충분하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다만, 저축에 좀 더 주력해야 합니다. 35%의 저축률은 평균 저축률 30%를 상회하는 수치지만, 신혼의 맞벌이 부부라는 점을 고려할 때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최소 급여의 40% 이상인 월 200만원 정도를 저축해야 목적달성 기간이 단축됩니다.
보험은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위주로 급여의 10% 미만으로 가입하는 게 좋은데 월 50만원은 적당해 보입니다.
둘째, 내집 마련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고민해 봅시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충청권의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분양이 잘 안되고 신규 아파트 공급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실수요자에게는 오히려 지금이 주택마련의 적기입니다.
집을 마련하는 방법에는 ▦청약저축을 이용해 신규주택을 분양 받는 방법 ▦자금을 대출 받아 기존주택을 구입하는 방법 ▦경매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첫번째 방식을 이용하려면 청약저축 1순위 자격이 주어지고 전세가 만료되는 시점에 신규주택을 청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로자우대저축 만기자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을 중도금으로 이용하고 잔금은 전세보증금 등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부족하다면 일부 대출을 받아야겠지요.
좀 더 빨리 집을 마련해야 한다면 두 번째 방법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자금이 부족해 원하는 평수의 집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적금담보대출은 거의 유명무실하고 한도도 주택 구입자금으로 충분하지 않으니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모기지론은 올해부터 주택가격의 70%, 최대 3억까지 대출 받을 수 있고 연 5.95%의 확정금리 상품이어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합니다. 또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으면 최고 연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실질 금리는 연 4~5%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셋째,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비과세 혜택에다 18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인 직장인에게 납입금액의 40%(3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가 주어집니다. 남편의 저축은 일정 금액을 불입해 소득공제를 받으면서 중장기 목적 자금으로 이용하고, 부인의 저축은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불입하는 단기(3년) 목돈 마련용으로 이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최소 3년, 소득공제를 위해서는 5년, 비과세를 위해서는 7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상품입니다. 만일 중도 해지를 하면 세금 환불, 정상 이자율 적용 등으로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상품의 세세한 내용을 정확히 알아 두는 게 좋습니다.
정리=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상담= 김창수 하나은행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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