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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인' 러시아 간다/ 이상원씨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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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인' 러시아 간다/ 이상원씨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서 개인전

입력
2005.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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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촌놈 그림이 뭐가 좋다고 초대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내 그림이 그들 입맛에 맞나 보죠."

극사실화가 이상원(70·사진)씨가 25일부터 2월1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트레티아코프미술관에서 초대개인전을 갖는다. 트레티아코프는 러시아미술관, 푸슈킨미술관, 에르미타주미술관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레핀 말레비치 칸딘스키 샤갈 등 러시아 고전·현대미술 13만여 점을 소장한 러시아 미술의 보고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국작가가 개인전을 갖기는 이씨가 처음. 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관에서 생존작가로는 처음 개인전을 갖고 베이징 국립중국미술관, 상하이미술관 등서 전시를 하는 등 리얼리즘미술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러시아와 중국에 발길이 잦은 편이다. "내 그림에는 수묵과 유화물감이 공존하는데, 그래서 수묵화나 유화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극사실적 묘사를 담백하게 해낸 것 같아요. 그게 놀라운가 봐요. 중국이나 러시아 작가들도 시도는 해보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1960, 70년대 극장 영화간판과 초상화를 그리며 사실적 묘사와 표현력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나이 마흔에 순수미술로 길을 바꾼 입지전적 작가이다. "정밀을 요구하는 극사실이 체질에 맞다"고 50년 가까이 극사실화를 고집한 이유를 설명한다. 동해의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어민들의 신산한 삶의 표정을 머리카락 한올 한올, 잔주름 가닥가닥 놓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동해인’ 시리즈가 그의 대표작.

지난해 인도여행을 다녀온 뒤 죽음을 초월한 갠지스강 순례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혼의 초상’ 연작 작업을 하는 등 최근까지도 고향인 강원 춘천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도 내 그림이 성이 차지 않을 때가 많다"고 욕심을 부리는 작가는 "연필 소묘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역작이 나올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트레티아코프 개인전에서는 ‘동해인’ ‘영혼의 초상’과 자신을 인생역정을 땅 속 깊이 패인 바퀴자국에 비유한 ‘시간과 공간’, 찢겨진 그물 등 낡은 어구를 그린 ‘연’ 등 55점으로 30년 화업을 정리한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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