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대합실에서 노숙자 2명이 5시간 간격으로 잇달아 숨진 채 발견되자 노숙자 100여명이 철도공안의 폭행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대합실 내 기물을 집어던지며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2일 0시50분께 서울 중구 서울역 2층 대합실 동쪽출구 옆 남자화장실 안에 노숙자 김모(35)씨가 숨져 있는 것을 철도공안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복부가 부어오른 채 숨져 있었다. 또 이날 오후 5시50분께 같은 화장실 입구 복도에 노숙자로 보이는 이모(38)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역무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숨졌다.
이후 경찰과 감식반이 시신을 옮기려하자 인근 노숙자들이 몰려들어 "이씨가 철도공안의 폭행으로 숨졌다"고 주장하며 출동한 경찰관 20여명을 에워싸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노숙자 100여명은 대합실 내에 있던 의자와 쓰레기통 등을 매표소로 집어던지며 오후 10시30분까지 4시간가량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소동이 계속되자 경찰병력 200여명을 출동시켜 진압한 뒤 기물을 집어던지며 격렬하게 소란을 피운 정모(32)씨 등 노숙자 6명을 연행했다.
이날 소동으로 서울역을 이용하던 승객들은 대합실에서 승강장으로 이동해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으나 열차운행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은 노숙자들이 철도공안의 폭행으로 숨졌다는 주장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신빙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폐쇄회로TV를 분석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시신을 보내 부검을 의뢰했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