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자 내집 마련 계획을 세워놓았던 실수요자들이 어떤 시점에, 어떤 지역의 아파트를 구입해야 할 지 몰라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 막연하게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자세로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며 "관심 지역과 대상을 점찍어 놓은 뒤 바닥을 알리는 신호가 나타나면 남보다 먼저 감지할 수 있는 나름의 기준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로열층 급매물을 살펴라
일반인들은 급매물이 쌓이면 살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아파트 투자 고수들은 시장 흐름을 판단하기 위해 급매물 동향을 살펴보면서 로열층 급매물로 범위를 한정한다. 단지내 로열 동, 로열 층 아파트가 주인의 매도 호가대로 팔리기 시작하면 적어도 해당 단지는 가격상승의 신호를 보내는 걸로 해석한다. 이쯤 되면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단지내 부동산중개업소도 가격 상승에 대비, 매물 확보에 나서기 때문에 일시적인 거래 공백 상태가 오고 호가도 강보합세로 돌아선다.
◆ 랜드마크 단지 체크는 필수
‘랜드마크’(지역 대표 단지)는 침체기라 해도 급매물이 귀하기 마련인데, 시장이 바닥을 찍으면 제일 먼저 매물이 사라지고 일대 아파트 단지의 가격 상승까지 견인한다. 지역 대표 단지들은 일정 가격대로 떨어지면 대기 수요자들은 ‘사자’에 나서게 된다. 이 때 떨어진 가격대를 바닥으로 인식하면서 매수시점을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전세가율도 점검해봐야
시장 침체기에는 공급 과잉으로 전세가격이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 입주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빈집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전세가율(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이 상승할 때는 해당 지역 아파트값이 상승기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가격이 뛴다는 것은 조만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뚜렷한 신호인 셈이다. 집값 상승기는 대체로 전세가격이 집값의 70~80% 선을 넘어선 뒤 찾아왔다.
◆ 정책변화 예의 주시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억제책이 쏟아져 나와 시장이 얼어붙었다면 조만간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부양책이 나올 시점도 임박했다는 얘기다. 정부가 미분양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이를 매입한 임대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정책이 나오기 시작할 때는 서서히 시장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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