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수지 지역 주민들의 서울진출로로 상습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국지도 23호선 머내5거리의 신호체계 변경 이후 차량 흐름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기도가 이 곳에 추진중인 고가도로 건설을 두고 주민 반대 여론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는 11월부터 월∼금요일 오전 7~9시 출근시간대 머내5거리의 신호체계를 단순화했다. 분당 토끼굴에서 23번 국지도로 향하는 좌회전 신호와 풍덕천에서 고기리 방향, 수지가구단지에서 판교IC로 향하는 좌회전 신호를 모두 금지시켰다.
이곳 상습정체의 주범이던 좌회전 신호가 없어지자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21일 용인시가 발표한 머내5거리 교통개선대책 효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평일 오전 8∼9시 만당주유소∼머내5거리의 서울방향 통행속도는 시속 14.25㎞에서 17.76㎞로 나아졌고 반대방향도 21.44㎞에서 29.12㎞로 개선됐다. 머내 5거리∼금곡IC 구간 서울 방향은 시속 22.08㎞에서 29.28㎞로, 반대 방향도 27.04㎞에서 29.28㎞로 모두 좋아졌다. 지체시간도 2∼16초 줄어들었다.
용인시 관계자는 "4개의 좌회전 신호를 1개로 단순화한 뒤 차량 흐름이 뚜렷하게 좋아졌다"면서 "교통량에 따라 좌회전 신호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개선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고가도로 건설을 줄기차게 반대해 온 동천동 주민들은 이번 결과에 반색하고 있다. 동천동 반대대책위 관계자는 "신호개편으로 통행속도가 최대 35% 늘어난 만큼 경기도가 무리하게 고가도로 건설을 추진하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만약 건설을 강행할 경우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신호체계 변경 이후 교통 흐름은 다소 개선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고가도로 건설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6만여대인 이 일대 하루교통량이 2010년이면 8만여대로 늘어나 신호체계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용인시 조사와 경기도 별도 용역결과를 비교 검토해 3월께 고가도로 건설 세부안을 최종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풍덕천사거리∼금곡IC 2.4㎞ 구간을 6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고 640c 6차선의 머내고가차도를 2007년까지 사업비 460억원을 들여 건설할 계획으로 현재 가로변 정리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