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은 공인된 ‘웰빙 음식’이다. 콩을 이용한 먹거리 중 사람에게 이로운 것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청국장의 콩을 발효시키는 세균 바실루수브틸리스(Bacillussubtillis)는 항균 작용이 뛰어나다. 몸 속의 유해물질을 줄여 간의 부담을 덜어준다. 간에 여유가 생기면 피로가 쉽게 풀리고 피부가 좋아진다. 이 균은 또 유기산을 만들어 장의 소화활동을 돕는다. 혈전을 녹이는 능력도 있어 심근경색, 뇌혈전을 예방한다. 그리고 청국장에는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B1, B2, 나이아산, 판테톤산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소화흡수율이 높다. 변통을 조절하고 변비를 치료하는 데 좋다.
이러한 청국장을 맛있게 먹는 데에는 조건이 있다. 호사스러운 분위기와 딱딱한 격식을 벗어나야 한다. 어머니 같이 푸근한 식당 아주머니의 웃음과 뭐든 더 상에 내려는 넉넉한 인심, 식구들을 먹이기 위한 것처럼 반찬의 간을 맞추는 정성이 있어야 한다. 서울 성북동 큰 길가의 안동 할매 청국장은 청국장은 물론 주인과 손님간의 스킨십을 맛있게 느낄 수 있는 밥집이다.
IMF의 고통이 정점이던 1998년 곱창 요리집으로 문을 열었다. 4인용 테이블 5개를 놓은 미니 식당이었다. 저녁 술안주인 곱창이 주 메뉴였지만 아침과 점심 메뉴로 청국장과 찌개백반을 냈다. 주인이 직접 콩을 띄워 만든 청국장이 점점 인기를 얻으면서 주 메뉴와 부 메뉴가 바뀌었다. 청국장 손님이 줄을 서자, 지난 해 11월 옆 가게를 터 식당을 넓히고 아예 청국장 전문집으로 바꾸었다. 이 식당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반찬이다. 김치, 깍두기 등 3~4가지의 기본 반찬 외에 매일 4~5가지의 새로운 반찬을 낸다. 단골 반찬은 간고등어, 숙주나물, 도라지나물, 냉이무침, 계란찜 등. 많은 반찬을 내지만 한 가지도 지나칠 수가 없다. 모두 간이 딱 맞는다. 반찬에 쓰이는 야채와 양념이 주인 ‘할매’ 이상주씨의 고향인 안동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공수한 것이기도 하지만 할매의 손맛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밥그릇, 찌개뚝배기는 물론 반찬그릇까지 싹싹 훑는다. 물론 청하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
저녁에는 술안주로 세꼬시회를 낸다. 포항에서 아침에 포구에 들어온 가재미 등 생선을 비행기로 공수한다. 싱싱하다. 과거 백반을 즐기던 손님도 여전히 찾아오기 때문에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끓인다. 구수한 분위기 속에서 웰빙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여유있게 식사를 하려면 낮 12시~오후 1시 대는 피하는 것이 좋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메뉴와 가격 청국장 5,000원, 된장·김치찌개 4,000원, 세꼬시 막회 2만~3만원, 김치전골 1만 5,000원, 고추장삼겹살 7,000원.
●영업시간 오전 8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교통 주차시설이 없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더 편하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삼선교)역 5번 출구로 나와 정면으로 약 20m만 걸으면 된다.
●연락처 (02)743-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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