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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대 대통령 名취임사/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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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대 대통령 名취임사/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 루스벨트

입력
2005.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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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영어교재에는 역대 미국의 대통령 취임사에서 따온 주옥 같은 구절들이 빠짐없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의 긴 역사에서 명 취임사를 찾아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역대 대통령 취임사에 대한 분석기사에서 "훌륭한 연설을 찾기가 광대한 사막에 드문드문 있는 오아시스를 찾는 것처럼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오아시스’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의 연설이다.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로 불린 레이건은 신보수주의 이념에 따른 작은 정부의 역할을 적확하고 쉬운 언어로 전달했다. 그는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문제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정부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작용하기 보다는 우리와 함께 일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후로 20년이 넘도록 훌륭한 취임사로 인정 받는 연설은 없었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판단이다. 명연설이 드물어지는 것은 우선 TV매체의 영향 때문이다. 아주 짧은 장면만을 인용하기 때문에 좋은 글은 사실 쓸 필요가 없다. 또 조지타운 대학 언어학과의 데보라 타넨 교수는 "점점 연설자들이 새로운 주장을 전달하기 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역사적 전환점에서는 명 취임사가 나온다. 1801년 토마스 제퍼슨의 연설이 그 효시로 꼽힌다. 미국이 연방주의자와 공화주의자로 분열된 상황에서 제퍼슨은 "우리 모두는 공화주의자이고 우리 모두는 연방주의자"라고 선언했다.

또 대공황 시절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가난의 공포에 떨고 있는 미국인에게 "우리가 두려워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61년 취임사는 세대교체 선언이었다. 그는 "횃불은 이제 새로운 세대의 미국인에게로 넘어갔다"면서 "국가가 여러분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들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물어라"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역사적 순간을 포착하는 데 실패한 비참한 취임사도 많았다. 남북전쟁이 끝난 뒤 처음 선출된 율리시스 그랜트는 해야 할 말이 그토록 많았는데도 전쟁부채 얘기 등을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그래서 취임 초부터 "대통령이 아니라 회계사 같다"는 평가가 따랐다.

워싱턴 포스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4년 전 취임사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89년 취임사처럼 현란한 구절도 없었고 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사처럼 스케일도 크지 않은 고만고만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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