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도 활발해진다.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의 가치는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면 갈수록 더욱 치솟아 엄청난 프리미엄이 형성되곤 한다.
아파트 분양가는 이미 정해져 있다. 때문에 몇 개월이 지나 입주할 때 시세가 분양가의 2~3배에 이르는 경우 분양권을 산 사람은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및 아파트 시세가 폭락하는 경우엔 입주할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현재 시중의 아파트 가격이 더욱 낮은 상태가 되므로 분양권 가치는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선물시장에서 옵션은 아파트 분양권과 같이 기초자산(주식 주가지수 환율 금리 금 등)을 일정한 가격 및 시기에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는 옵션의 ‘기초자산’이 되고, 아파트 분양권은 바로 기초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이 된다. 이때 지불한 분양권 대금이 바로 ‘옵션 프리미엄’이다. 또 실제 아파트 입주 때 내야 할 매입대금은 옵션을 행사할 때의 ‘행사대금’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옵션을 ‘복권’에 비유하며 그 기능을 폄하하기도 한다. 물론 적은 돈을 들여 구입한 복권이 당첨되면 엄청난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는 시각으로 옵션시장을 바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옵션은 다양한 현·선물 포지션의 위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관리하는 데 더 큰 이점이 있다. 즉 옵션 거래는 잘못된 시장가격을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하는 경우, 또는 기존의 선물이나 옵션 포지션에 대해 위험·수익의 상반되는 관계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변경하려 할 때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선물을 매입한 투자자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시장의 급격한 하락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기존에 매입한 선물을 매도하고 신규 선물 매도포지션을 가져야 손실을 줄이고 오히려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옵션의 경우는 간단히 기존 선물 매입 포지션을 유지한 채 기초자사산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만 매입해도 똑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대 손실은 지불한 프리미엄 수준으로 제한하는 반면 이익은 기초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옵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옵션은 현·선물과의 합성을 통해 다양한 포지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희성 한국선물거래소 국제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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