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창우가 만들고 어린이 노래모임 굴렁쇠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꾸밈없이 자연스럽고 아이들 마음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참 좋다. 굴렁쇠아이들은 16명이다. 대부분 초등 3~5학년, 중학생이 2명 있고 초등1학년도 있다. 그저 곱고 예쁘게 부르거나 동심을 흉내낸 노래가 아니어서 편안하게 다가온다. 아이들도 무척 좋아해서 방송 타는 일도 거의 없는데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애창곡이 된 게 많다. 얼마나 맛있고 재미있는지 살펴볼까. ‘싫단 말이야’는 ‘왜 국에다 밥 말았어/싫단 말이야 싫단 말이야/이제부턴 나한테/물어 보고 국에 말아 줘/꼭 그래야 돼’라고 유치원 꼬마의 투정을 입말 그대로 전해 미소를 자아낸다. ‘걱정이다 걱정 걱정이다 걱정/나는 공부를 못해서 걱정이다/집에 가면 맞기만 한다/맨날 맨날/내 속에는 죽는 생각만 난다’는 ‘걱정이다 걱정’도 ‘정말 그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이 2000년 예술의전당에서 했던 동요콘서트 ‘누렁아 울지 말고 나랑 같이 놀자’는 10회 공연이 모두 매진됐다.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27~30일 열리는 ‘노래야 나오너라’에서 이들의 노래를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자잘한 초청공연은 많았지만 이번엔 매일 두 세 차례, 총 9회에 걸친 큰 공연이다. ‘딱지 따먹기’ ‘문제아’ 등 아이들이 쏟아낸 말과 글로 만든 노래, ‘겨울 물오리’ ‘강아지똥’ 등 시인들의 동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잘잘잘’ ‘어깨동무 씨동무’ 같은 음악과 놀이가 어우러진 전래동요 메들리와 함께 선사한다. 전래동요 찾아 부르기는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이 오랫동안 해온 작업이다. 이번 공연에는 마임과 슬라이드도 등장한다. 노래는 기타, 신디사이저, 베이스, 하모니카, 풍금, 해금, 타악기, 종, 밥그릇, 소방울 등 소박하고 다양한 악기들로 반주한다. 목·일 오후 2시, 4시 30분, 금·토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30분. (02)322-572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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