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의 아들 A군의 시험답안을 대신 작성해 줘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 B고교 1학년 담임교사 오모(41)씨가 A군의 어머니에게 소송과 관련한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1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5월 누나와 공동 소유한 건물에 세를 든 노래방 업주와 점유이전 가처분소송이 진행 중이었는데 당시 A군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을 리모델링 해야 하는데 계약기간이 만료된 세입자가 나가지 않고 오히려 협박을 해서 조언을 구했다"며 "A군의 어머니는 변호사 선임, 소송절차 등을 알려주고 세입자의 협박 내용을 녹음하라고 조언을 해 줘 본인의 친구를 변호사로 고용해 같은 해 6월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A군 어머니는 학기초에 한번 챨? 전화 통화는 2, 3차례 했다"며 "A군 부모에게 소송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청탁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또 "18일 A군의 아버지가 전화를 해 ‘왜 답안을 대리 작성했냐’고 묻길래 ‘A군이 다른 교사에게 구타당한 것도 문제 삼지 않았고, 소송과정에 도움을 준 것 같아 엉겁결에 답안을 대신 작성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인천 C고에서도 학기말고사에서 학생이 시험 다음날 답안을 재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K교사는 지난해 12월21일 2학년 문학시험 감독 중 L군이 시험 끝난 뒤에도 답안지를 작성하려 하자 이를 제지하고 강제로 답안지를 수거했다. L군은 K교사를 뒤쫓아가 시험지에 적힌 답안을 옮겨 적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같은 날 오후 L군과 L군의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시험시간 50분이 확보가 안됐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L군은 다음날 시험지의 답안을 모두 옮겨 적을 수 있었다. L군은 만점을 받았다.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에 대해 항의했으나 학교측은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재작성된 답안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학교측은 "시험시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돼 재작성된 답안지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가 19일 서강대 2005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전 입학처장 K교수의 자녀에 대한 부정입학 여부 조사가 끝난 뒤 학교측에 "재시험을 보도록 하라"고 조치하자, 서강대측이 "수용할 수 없다"며 정면 대응하는 등 부정입학 진위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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