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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서바이벌 투자/ 주식실패는 호기심 부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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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서바이벌 투자/ 주식실패는 호기심 부족 탓

입력
200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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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상식적으로 반만 맞추면 본전을 하는 게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부분이 손실을 입어 왔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얼마 전 구인광고를 낸 적이 있다. 토익 고득점 등은 필요 없고, 호기심 많고 창의적인 사람이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물리학 전공의 한 면접자에게 물었다. "날아가는 비행기가 방향을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죠? 관성 때문에 바로 못 돌리고 빙 둘러 곡선을 그려야 되죠? 그런데 미확인비행물체(UFO) 한 대가 동에서 서로, 또 서에서 동으로, 순식간에 번득이며 움직였습니다. 가령 이걸 목격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멋진 대답을 기대하고 있던 내게 그가 말했다. "관성의 법칙을 깼다면 그건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괜히 건드렸다간 골치만 아플 수 있으니까 그냥 못 본 척하겠습니다."

바로 이런 게 문제이다. 주식투자에 있어 실패 원인은 무엇보다 호기심 내지는 해결의지의 부족 때문이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시장이 움직이는 근본원리에 관한, 가장 중요한 문제를 그냥 덮어둔 탓에 위기 때마다 실족을 했던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의심을 해 봤어야 한다. "원숭이나 어린이가 전문가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고 하고, 확률 반반인 게임에 벌었다는 사람이 없으니,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주식 투자는 똑똑할수록 더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연구한 것과 반대로 하면 되지 않는가?"

여기까지 오면 답은 나온 거나 다름 없고, 한 발만 더 가면 수수께끼는 다 풀리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순박한 투자자들을 대신해 이런 의문을 해결해 줘야 할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이름 ‘그린스팬’이 지금까지 ‘그린스펀’으로 불리는 걸 보라. 무고한 투자자들이 그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 돌이켜 보라. 다 전문가들이 나태하고 무지하고 고집불통인 탓이다. 진짜로 심각한 문제는 제쳐두고 케케묵은 교과서만 보는 탓이다. 전문가는 변화를 꺼려하고 쉽사리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UFO의 직선선회를 보고서도 못 봤다고 하는 게 전문가다. 이쯤 되면 투자자 스스로 따져 보고 깨칠 도리밖에 없다.

시카고투자자문 대표이사 www.chicagof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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