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고등학생이 내 아들이거나 내 딸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건 아이가 대학생일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아들 같은 학생으로 보이고, 아들 같은 젊은이로 보일 뿐, 내 아이와 그 아이들이 완전하게 하나로 겹쳐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아이가 군인일 때는 느낌이 확 달라진다. 길에서 만나는 모든 군인이 내 아이처럼 보인다. 군복을 입은 그 아이가, 아니, 내 아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게 된다. 아내는 길을 가다가 군인을 보면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눈물을 짓는다. 저 아이들의 모습이 저토록 씩씩한데 왜 그러냐고 해도 한참 바라보다 말없이 눈가의 눈물을 찍어낸다.
아마 내 아내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예전에 불렀던 군가대로, 사나이 한 목숨 바쳐 그 아이들이 이 땅을 지키고 우리의 단잠을 지킨다면 그런 그 아들들의 안녕을 기도하고 지키는 것은 또 이 땅의 어머니들일 것이다.
어제 길 위에서 한 무리의 군인을 만났다. 그 중 한 아이가 너무도 환하게 웃던 모습이 내 아들의 얼굴처럼 좀체 내 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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