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길에서 아들을 만났을 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길에서 아들을 만났을 때

입력
2005.01.20 00:00
0 0

내 아이가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고등학생이 내 아들이거나 내 딸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건 아이가 대학생일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아들 같은 학생으로 보이고, 아들 같은 젊은이로 보일 뿐, 내 아이와 그 아이들이 완전하게 하나로 겹쳐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아이가 군인일 때는 느낌이 확 달라진다. 길에서 만나는 모든 군인이 내 아이처럼 보인다. 군복을 입은 그 아이가, 아니, 내 아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게 된다. 아내는 길을 가다가 군인을 보면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눈물을 짓는다. 저 아이들의 모습이 저토록 씩씩한데 왜 그러냐고 해도 한참 바라보다 말없이 눈가의 눈물을 찍어낸다.

아마 내 아내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예전에 불렀던 군가대로, 사나이 한 목숨 바쳐 그 아이들이 이 땅을 지키고 우리의 단잠을 지킨다면 그런 그 아들들의 안녕을 기도하고 지키는 것은 또 이 땅의 어머니들일 것이다.

어제 길 위에서 한 무리의 군인을 만났다. 그 중 한 아이가 너무도 환하게 웃던 모습이 내 아들의 얼굴처럼 좀체 내 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