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의 나치 제복 착용 파문을 계기로 유럽에서 나치 상징물에 대한 사용금지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나치의 문양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갈고리달린 십자가·사진)’의 기원에 대한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영국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아돌프 히틀러가 사용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서구 사회에 알려진 하켄크로이츠는 오래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사용됐던 ‘스와스티카(swastika, 卍)’가 그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켄크로이츠는 스와스티카를 옆으로 45도 회전시킨 것이다. 스와스티카는 우선 힌두교 건축물과 인도 수공예품에서 볼 수 있으며, 불교와 자이나교,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인도 문화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도 히틀러가 사용하기 이전에 자신의 책 표지에 사용했으며, 영국 스카우트 연맹도 이를 상징으로 사용했었다.
산스크리트어 ‘스바스티카(svastika)’에서 유래한 스와스티카는 ‘행운으로 인도하는’이라는 의미로, 인도-유럽 문화권에서는 행운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특히 힌두교 경전에는 힌두교 최고의 신 브라마와 부활 등을 뜻하는 문양으로 등장했다.
히틀러는 아리아인으로서의 문화적 혈통과 인종적 우수성을 나타내기 위해 인도에서 유래한 스와스티카를 나치의 상징물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도 하켄크로이츠로 바꿔 당의 깃발과 뱃지, 완장 등에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히틀러는 자서전 ‘나의 투쟁’에서 "(내가) 직접 빨간색 배경에 흰 원과 검은 색 스와스티카를 적절한 크기와 비율로 배치해 하켄크로이츠 문양을 완성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