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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X-파일 유포 일파만파/ 사생활·루머까지 적나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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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X-파일 유포 일파만파/ 사생활·루머까지 적나라하게

입력
200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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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예인 신상보고서 유출 사건은 거론된 연예인이 125명에 이를 정도로 방대할 뿐 아니라 담고 있는 내용도 개인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17일께 유포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이 보고서는 불과 이틀 만에 인터넷 미니홈페이지와 블로그, 개인 간 파일공유(P2P) 방식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과거에도 일부 연예인들의 사적인 동영상 등이 유포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한 전문가는 "익명성의 뒤에 감춰진 인터넷의 무책임성이 발전된 전송기술과 접합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인기 정상의 톱스타를 포함해 광고에 출연하는 거의 모든 연예인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유명 연예인 99명과 신인 모델 26명 등 125명에 대해 5가지 항목으로 나눠 상세한 분석 및 평가를 싣고 별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일부 연예인은 호의적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너무 뚱뚱하고 멍청하다" "자기 관리를 못한다" "건방지다는 평" 등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소문’ 항목에서는 사생활과 관련한 적나라한 표현들이 다수 등장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A(여)씨는 주로 나이 많은 남자들과 깊은 관계라는 소문" "B(여)씨는 호스트바를 즐겨 찾음" "C씨는 폭력적이어서 맞은 매니저만 30명이 넘는다고 함" 등이다.

보고서 작성을 의뢰한 제일기획은 이날 "동서리서치의 직원이 실수로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 경위에 대해서는 "광고모델 선정의 과학화 차원에서 제품과 모델의 이미지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한 보조 자료로 활용하려 했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사실 유무를 정확히 가릴 수 없는 중간 수준의 결과물"이라며 "그 내용도 사실에 근거하기 보다는 루머에 그치고 있다고 판단해 자료에서도 소문이라고 분류해 놓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서리서치로부터 이를 전달받은 지난해 11월23일 루머성 내용이 많아 문제성 부분에 대한 삭제 등 자료 수정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이번 사안으로 고통받게 된 연예인과 기자 등 관련된 분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들까지 취합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는 제일기획측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연예인과 이들이 소속한 연예기획사측은 전혀 근거 없는 루머가 정식 보고서 형태로 담기면서 실제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고 있는 점에 분개하고 있다.

한편 작성 과정에서 설문에 응답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전문 기자와 리포터 10명은 "지난해 동서리서치측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주로 연예인들의 가능성과 이미지, 활동 방향에 대한 전문가적 시각에 대해 답변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조사원이 당초 목적과 달리 몇몇 소문을 거론하며 사실 여부를 질문했으나 응답자들은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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