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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화한국-문화를 만드는 사람] (7) 인사이트비주얼 대표 강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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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화한국-문화를 만드는 사람] (7) 인사이트비주얼 대표 강종익

입력
200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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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챔피언’을 찍을 당시, 곽경택 감독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세계 타이틀전 장면만은 외국업체에게 맡기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2,000여 명의 보조 출연자로 경기장면 내내 8,000 관객석이 가득 찬 효과를 내기에는 국내업체의 역량이 달리지 않을까 우려한 탓이다. 그 때 "내가 해 내겠다"고 큰 소리를 쳤고 결국 소스 촬영에만 100분 분량의 필름을 써가며 그 장면을 완벽하게 완성해 냈다.

‘태극기 휘날리며’ 때 역시, 중공군 진군 장면에 동원 가능한 엑스트라는 불과 300명 남짓이었다. 수소문 끝에 캐나다에서 군중촬영용 소프트웨어를 입수해 직원 40여명과 5개월 동안 매달려 완성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콤플렉스를 한번에 날려 보낸 명장면이었다. 그가 바로 국내 영화분야 컴퓨터 그래픽(CG)의 1인자 강종익(36·인사이트비주얼 대표)씨다.

그가 영화 CG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1995년. 홍익대 광고디자인학과 졸업 후,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 두고 CG 회사로 옮겼다. "그러다가 IMF 여파로 그 회사가 문을 닫은 거에요. 일이 절실하게 필요했기에 일일이 영화사를 찾아 다녔습니다. 결국 한 영화사에서 일을 맡겼는데, 사업자 등록증이 필요하다기에 세무서에 가서 당장 ‘인사이트비주얼’이라는 이름으로 등록을 했죠." 그렇게 시작한 첫 작품이 ‘퇴마록’이었다. 이후 ‘번지점프를 하다’ ‘조폭마누라’ ‘튜브’ ‘살인의 추억’ ‘챔피언’ ‘아라한 장풍대작전’ ‘태극기 휘날리며’ 등 30여 편의 영화 CG작업을 해왔다.

한국영화 장르다양화를 논할 때 그를 빼 놓을 수 없다. 그의 손길 없이는 아예 시도조차 어려웠을 영화도 부지기수다. 올해도 새로운 시도는 계속된다. 대표적인 작품이 ‘청연’ ‘태풍’ ‘괴물’이다. 여성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조명한 영화 ‘청연’(감독 윤종찬)은 하늘을 배경으로 해양 블록버스터 ‘태풍’(감독 곽경택)은 바다를 무대로 한다. 하늘과 바다, 모두 한국영화에서 다뤄보지 않은 낯선 무대다. ‘괴물’(감독 봉준호) 역시 생물체의 형상을 만들어 내야 하는 낯선 작업이다.

"‘청연’은 프리 비주얼(pre-visual) 작업을 통해 3개월 걸릴 촬영을 11일만에 마쳤죠. 미리 동영상 콘티를 정밀하게 제작해, 그대로 찍었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물을 다루는 작업은 처음이라 ‘태풍’도 기대가 됩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 중에서도 물을 다뤄 본 곳은 2군데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CG는 영화 후반작업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제작의 모든 단계에 관여한다. 시나리오를 살피고, 영화에 맞는 CG를 제안하고, 현장에 나가 CG 작업을 덧씌울 피사체 위치를 정한다. 프리 비주얼 작업을 통해 현장 세트의 규모 등을 조율하는 것도 CG의 몫이다.

"CG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영상작업을 아우르는 스튜디오로 키우는 게 장기적인 목표죠. 미니어쳐, 특수분장까지 가능한… 한국영화에서 기술적인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해 보고 싶습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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