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 ‘성형수술’ 붐이 불고 있다. 승용차의 앞뒤 모습을 결정하는 램프나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변경하거나 내부 디자인을 일부 바꾼 ‘페이스 리프트’(Face-lift) 모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근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뉴 제너레이션 C-클래스’를 내놓았다. 기존 모델보다 더 민첩하고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최고급 콤팩트 세단으로, C180 콤프레서, C200 콤프레서, C230 콤프레서, C320 4매틱 등 4가지 모델이 나왔다.
언뜻 보면 크게 달라진게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안 바뀐 듯 하면서 많이 달라진게 매력이라고 메르세데스-벤츠측은 설명한다.
먼저 코너를 돌 때 차량 속도와 핸들 각도 등에 따라 라이트가 먼저 회전, 차량 옆면까지 넓은 시야를 확보해 주는 ‘코너링 라이트 시스템’, 기존 램프보다 2배나 밝은 조도를 자랑하는 ‘바이-제논 헤드 램프’ 등이 장착됐다. 계기판도 반달 모양에서 보름달 모양으로 바뀌었고, 스포츠 시트와 스포츠 완충장치(서스펜션), 17인치 광폭타이어 등도 눈에 띈다. 운전대의 바퀴살 디자인도 삼각대 형태로 변신, 마치 메르세데스-벤츠 로고를 연상케 한다. 또 혁신적인 나노 기술을 근간으로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체 개발한 특수 자동차 도장 시스템을 적용, 먼지가 거의 쌓이지 않고 웬만해선 흠집도 잘 나지 않는다.
BMW코리아가 지난해 선보인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X5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역시 성능 향상이 주목된다.
배기량 3,000㏄의 6기통 엔진과 4,400㏄의 8기통 엔진 등 2가지 모델로 나왔다. 특히 4,400㏄ 모델은 최고출력이 320마력에 달해 기존 모델보다 34마력이나 높아졌다. 디자인 면에서도 범퍼와 앞부분이 다소 날렵하게 바뀌었다. 투명 커버를 씌운 후면 램프도 앞모습과 더 잘 어울린다. BMW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키드니 그릴’의 모양이 더 커졌는데, 모서리는 부드럽게 처리됐다.
지난해 페이스 리프트 모델 ‘뉴 짚 체로키’를 출시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올해에는 ‘닷지 다코타 페이스리프트’를 내 놓을 계획.
국내 유일의 수입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인 닷지 다코타는 2003년 출시 이후 ‘스포츠ㆍ레저 트럭’이라는 새 시장을 형성하며 애호가층을 넓혀가고 있다. 2005년 여름 출시 예정인 닷지 다코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94㎜ 더 길어지고 69㎜가 넓어져 사고시 충격 흡수가 보강됐으며, 안전과 운전 편의성 보강을 위한 새 디자인 요소들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잇따른 출시는 신차가 출시되기 전까지의 시간적 간극을 메움으로써 자동차의 신선한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신차를 출시하기까지는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은 만큼 페이스 리스트를 통해 끊임없이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
경쟁사의 신차를 견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 놓는 경우도 있다. 또 품질 개선, 원가 절감, 성능 향상, 공정 개선, 고객 요구 사항 등을 한꺼번에 모아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 적용하는 예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에 기술적 격차가 줄어들어 외관 디자인의 영향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특히 자동차 시장의 패션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페이스 리프트를 핑계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없지 않는 만큼 겉모습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성능 개선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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