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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銀에 국민의 돈 관리 맡길쏘냐"/ 토종은행 공공자금 탈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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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銀에 국민의 돈 관리 맡길쏘냐"/ 토종은행 공공자금 탈환전

입력
200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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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은행에 국민 돈까지 맡길 수는 없다."

토종 은행들이 외국계 은행이 위탁 관리해 온 공공자금을 빼앗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과거 정책적 배려 차원에서 ‘나눠 먹기’ 식으로 공공기관 자금이 은행들에 배분됐지만, 이제 외국 자본에 넘어간 은행들까지 계속 과실을 따 먹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최근 실무진에게 씨티 제일 외환 등 외국계 은행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시·도 금고 및 법원 공탁금 등 공공기관 자금 지정 현황을 파악해 볼 것을 지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외국 은행이 국민의 돈을 저금리로 예치 받아 돈 벌이를 하도록 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도 위배될 것"이라며 "추후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공공기관 자금 유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한 우리 하나 등 다른 토종 은행들도 공공기관 자금 유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 별로 예치금액이 수천억원 이상에 달하는 시·도 금고는 물론 총 예치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하는 법원 공탁금은 예치 금리가 연 1~2% 수준으로 시중 금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 은행들에게는 큰 노력 없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수익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지자체 별로 시·도금고 선정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대법원도 공탁금관리위원회를 설치키로 하는 등 수의계약 관행이 점차 무너지는 추세여서 토종은행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종은행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곳은 최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된 제일은행. 과거 정부의 정책적 배려로 도 금고 상당수와 법원 공탁금 일부를 위탁받았기 때문이다. 1999년말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된 이후 경기 전남 전북 도금고 등을 차례로 내줬지만, 아직까지 경남 충남 등의 도금고와 춘천 전주 창원 제주지법 등 법원 공탁금의 위탁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옛 한미은행이 경기은행을 인수한 덕에 경기 도금고와 인천 시금고의 위탁 은행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외국계 은행들은 공공기관 자금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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