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한일국교정상회담 반대 시위를 주도한 이른바 ‘6·3세대’는 그 후 오랫동안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들이 온 몸을 던져 고뇌하고 저항했던 1960년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가. EBS가 이 시대 청년들의 치열한 삶을 되살린 32부작 다큐드라마 ‘지금도 마로니에는’(연출 이창용)을 22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밤 9시에 방송한다.
50년대 예술인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 ‘명동백작’, 다큐멘터리 ‘100인의 증언, 60년대 말한다’에 이은 문화사 시리즈 3탄으로 기획된 이 작품의 배경은 60년 봄부터 72년 10월 유신까지. 임권택 신상옥 등의 활약으로 중흥기를 맞은 영화, 신중현 이미자 패티김 등이 이끈 가요계 등 다양한 문화 장르를 아우르지만, 시대적 특성상 무게중심은 대학가를 배경으로 한 ‘청년 문화’, 나아가 ‘저항문화’에 놓여질 예정이다.
‘명동백작’에 이어 집필을 맡은 정하연 작가는 ‘무진기행’ 등 감수성 짙은 작품으로 문단에 충격을 던진 소설가 김승옥, ‘오적’의 저항시인 김지하, ‘6·3세대’의 기수로 69년 사실상 망명 길에 올라야 했던 김중태 등 3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정 작가는 "문화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분들이 많지만, 60년대를 청년문화의 시발점으로 본다면 이들이야말로 온 몸으로 시대 정신을 구현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 주인공은 물론, 등장 인물 대부분 생존해 있어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걱정하는 것은 굴절된 시각으로, 혹은 보편적 관습으로 자신의 인생을 재단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면서 "후배로서 그 분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면모를 그린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EBS는 ‘지금도…’가 끝난 뒤 10월 유신부터 10·26사태 때까지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다큐드라마를 문화사 시리즈 4탄, 5탄으로 연이어 내보낼 계획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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