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가 크게 줄어 주가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2월 납입 예정인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을 제외하고 단 한건도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상증자가 전무한 것은 2003년 5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이번 달 유상증자도 LG카드 출자전환 1건 뿐이어서 사실상 2개월 연속 유상증자가 실종된 셈이다.
통상 주가가 오르면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을 높은 가격에 발행할 수 있어 유상증자 건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1980년대 말 지수 1,000포인트를 넘었을 때 포스코와 한국전력 등 국민주 모집 붐이 일었고, 외환위기 직후인 99~2000년에도 상장사들이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해 잇따라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시가 침체 국면이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지던 유상증자가 올들어 거의 실종된 이유는 기업들이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투자처도 마땅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상장사 보유 현금은 45조~47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며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증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유상증자 감소는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공급이 줄어드는 것이어서 상당한 호재로 여겨진다. 김 연구원은 "과거 강세장에서는 기업들의 유상증자 러시가 번번이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번에는 기업들이 오히려 자사주 매입 등 유통주식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해 1,000포인트 돌파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 2월의 유상증자 실종에 대해 경기 회복보다 주가 반등이 먼저 시작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3월에는 드림랜드 베네데스하이텍 세방기업 한메NS 대아리드선 등 5개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경기가 점차 호전되면서 기업들이 2~3분기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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