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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니메왕국 흔들린다"/ 고비용탓에 해외이전 공동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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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니메왕국 흔들린다"/ 고비용탓에 해외이전 공동화 우려

입력
2005.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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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일본 아니메가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일본 만화영화를 뜻하는 아니메는 2002년 대미수출에서 철강제품을 누르고 43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2003년에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오스카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더욱 빛냈다. 그러나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아니메 제작업체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너도나도 중국이나 필리핀 등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제작물량의 70%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에는 430여 개의 아니메 제작업체가 난립해 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다보니 열악한 계약조건을 감수할 수 밖에 없고, 이 때문에 대박이 나도 광고주 투자자들의 배만 불려줄 뿐 정작 자신들은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어떤 제작사는 100여명의 제작인력이 3개월 동안 매달려 만든 21분짜리 아니메를 원가(1,300만엔)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0만엔에 팔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이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게다가 판권까지도 ‘울며 겨자 먹기’로 팔고 있어 추가 수입모델도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업계가 이렇다 보니 능력을 갖춘 젊은 제작인력들이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는 현상도 심각하다. 저임금에 시달리다 못해 돈벌이가 더 나은 비디오게임산업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일본의 아니메 제작자들은 일본 내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면 산업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향후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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