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 과연 연초 강세장에 동참할 것인가? 거래소와 코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1,000과 500포인트에 다가서면서 ‘주식’이라면 치를 떨던 개인 투자자들도 서서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객 예탁금과 위탁자 미수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주식형 펀드 가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개인의 직접투자 매매 동향을 보면 아직 지수 900선 전후에서 차익실현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주가 고점에 증시로 들어왔다가 폭락으로 큰 손실을 봤던 과거의 교훈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개인들이 현재 적극 매수에 가담하진 않고 있어도, ‘조정’을 기다려 매수에 가담하려는 대기 수요는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14일까지 개인의 실질적인 자鳧?纛?보여주는 실질고객예탁금이 6,482억원으로 나타났다. 월간 단위로 실질고객예탁금이 순유입 반전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주식 투자가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대안으로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는 분위기"라며 "경기 부양에 ‘올인’하는 정부 정책과 코스닥시장의 급등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간접투자상품에도 시중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14일 현재 8조6,440억원으로 올 들어 920억원이 불어나는 등 3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코스닥 활황으로 공모주 청약 열기도 뜨거워, 올 들어 실시한 5개 코스닥등록 예정 기업의 공모주 청약에는 2조8,642억원의 시중 자금이 몰렸다.
대한투자증권 강남지점의 김남균 부장은 "지수가 900선을 넘어서면서 주식형 펀드 가입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과거의 아픈 경험 때문인지 직접 투자보다는 적립식 투자와 분할매수, 분산투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개미들의 증시 회귀는 주식 시장의 강세가 주원인이다. 하지만 채권형 펀드의 상대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연초부터 채권 값 급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14일 현재 채권형 펀드 수탁액은 4,110억원 감소한 75조4,7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의 직접적인 매수세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은 올들어 17일까지 거래소에서 6,046억원, 코스닥에서 54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거래소 종합지수가 폭등한 14, 17일 이틀 간 6,500억원 가량을 순수히 팔아치웠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최근의 고객예탁금 증가는 공모주 청약금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지 못해 신뢰성이 떨어지지만, 미수금 움직임 등을 함께 고려할 때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내수 회복을 체감하기 전까지는 직접투자 대신 적립식 펀드 등 간접 상품을 통해 증시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도 "개인 자금이 적립식 펀드를 포함한 주식형 펀드와 공모주 시장 등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간접 투자 쪽으로 몰리고 있다"며 "공격적인 주식 매수는 최소한 내수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야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