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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화한국-문화를 만드는 사람] (6) 플럭서스 대표 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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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화한국-문화를 만드는 사람] (6) 플럭서스 대표 김병찬

입력
2005.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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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홀릭 이승열 클래지콰이. 개성 있는 음악으로 빈곤한 우리 가요 시장에서 풍요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들의 공통 분모는 ‘플럭서스’라는 꼬리표다. 흐름 또는 변화를 의미하는 단어 ‘플럭서스(fluxus)’는 1960, 70년대 전위 예술운동의 이름표였다. 레이블 ‘플럭서스’도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우리 가요계의 새로운 흐름이다.

음악이 좋으니까요." 김병찬(40) 플럭서스 대표의 첫마디는 간단했다. 그러나 시장은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곳은 아니다. 음악이 좋다고 제대로 대접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가요 음반 시장에 가능성을,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음악을 지향한다는 플럭서스는 ‘너무 앞서가지 않고 반 발짝 정도만 앞선 음악’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러브홀릭 이승열 클래지콰이를 하나의 특정 장르로 묶을 수는 없어도 모두 ‘플럭서스 음악’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플럭서스가 어떤 새 음악을 선보일 지 올해도 기대할 만하다. 상반기 중으로 ‘코나’의 리더 배영준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자음악트리오 ‘웨어 더 스토리 엔즈(Where the story ends)’가 ‘W’로 이름을 바꿔 플럭서스에서 2집을 낸다. 음악성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는 뮤지션 이승열도 전작보다 대중적으로 호소력을 가질 2집을 준비하고 있고, 러브홀릭 클래지콰이도 후속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2월 26, 27일 네 팀을 동원해 여는 공연은 플럭서스의 올해 활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 격. 김 대표는 "새로운 플럭서스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이제는 레이블을 안정된 궤도에 올리는 데 주력해야 할 때다. 음반 발매와 공연 스케줄을 종전보다 유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대개 장르로서 레이블의 색채가 정해지는 것과 달리 플럭서스는 무정형에 가깝다. 대신 그룹 부활의 원년 멤버 출신으로 재즈 베이스 연주자로도 정평이 나있는 김 대표의 음악적 지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도 할 수 있다. 버클리 음대에서 프로듀싱과 사운드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돌아와 엔지니어로도 활동했던 그가 90년대 후반 난장뮤직으로 음반 기획에 나선 것도 "좋아하는 음악만을 할 수 있는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레이블로서 플럭서스의 이미지를 장르가 아니라 음악적 완성도에서 찾는다. "우리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나름의 음악세계를 인정 받은 싱어송라이터인데다 직접 앨범 프로듀싱을 합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을 찾아가도록 합니다."

우리 음악시장의 현실을 보는 그의 시선은 냉정하다. 낙관과 비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태도는 자금난 같은 음악 외적 문제로 난장뮤직이 티엔터테인먼트에 흡수당한 경험에서 얻은 자산이라고 한다. 플럭서스는 인터넷을 통한 홍보와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앞으로 음악시장은 디지털 음원과 글로벌 시장, 두 축으로 전개될 겁니다." 인터넷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한 것은 디지털음악시장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데뷔 앨범 ‘인스턴트 피그’를 대만에서 발매한 클래지콰이는 물론, 러브홀릭도 상반기 중으로 대만에 진출한다. "지금 당장 어렵다고 제 자리를 벗어나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플럭서스는 ‘구리지 않게 버티며’ 대중음악의 미래에 대처하려고 합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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