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일은행 인수전에서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B)가 제시한 가격 차이가 700억원 정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양측이 각각 다르게 제시한 ‘결제수단’이 승패를 가른 중요한 요소가 됐을 것으로 보고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HSBC는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에 은행 인수가격으로 32억 달러를 최종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HSBC는 인수자 발표 예정일이던 지난해 12월 24일 이 조건을 제시했다.
HSBC가 제시한 가격은 원·달러 환율을 1,040원으로 계산할 경우 3조3,280억원으로 당초 알려진 3조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이는 SCB가 제시한 인수가격(3조4,000억원)보다 700억여원 적은 것으로 원·달러 환율변동 등을 고려할 때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가격보다 결제수단이 승부를 갈랐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SCB는 인수대금을 국내 시장에서 환전해 전액 원화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반면, HSBC는 달러화로 지급한다는 당초 방침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 입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로 대금을 받는 편이 환리스크 방지 등의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뉴브리지는 삼성생명 지분 인수 등 한국에서의 추가 투자를 위해서도 달러보다는 원화 확보가 필요한 입장이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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