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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서른 엄마 품속에…/ 캥거루족 확산 전세계적 현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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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서른 엄마 품속에…/ 캥거루족 확산 전세계적 현상으로

입력
2005.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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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도 아니다. 그렇다고 어른도 아니다." 청소년기를 한참 지났지만 그렇다고 온전한 성인이라고도 할 수 없는 중간지대의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 주간 타임은 17일 최신호(24일자)에서 나이상으론 어른이 됐지만 어른다움을 찾을 수 없는 이 새로운 유형의 세대를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르며 그들의 삶과 특징을 조명했다.

트윅스터들은 과거의 성인들처럼 정착하지 않는다. 가정을 꾸리거나 안정된 직장을 갖는 것은 이들의 관심이 아니다. 이미 성인이 됐지만 이들에게 여전히 기댈 곳은 부모다.

사실 국내에서 캥거루족 등으로 불리는 의타적 젊은이들의 모습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30년 전만 해도 미국에 이런 유형을 찾기 어려웠다. 대학에만 들어가도 따로 나가 사는 독립적인 모습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도 크게 대비됐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21세면 결혼하고 22세면 첫 아이를 가졌다. 이 때 20대 후반이 되도록 가정을 갖지 않고 정착된 직업이 없이 살기는 쉽지 않았다. 1970년까지만 해도 부모와 함께 사는 26세 청년은 11%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20%로 두 배가 됐다.

10년 전에도 비슷한 유형은 있었다. 성인이 됐지만 부모와 함께 살고 10대와 같은 옷차림과 말투를 하고 직업을 전전하는 새로운 세대를 ‘X세대’ 또는 ‘슬래커(slacker, 나태한 세대)로 불렀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유행이었다.

타임은 "트윅스터 세대는 훨씬 더 광범위한 현상이며 새로운 종류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청소년기를 지나면 성인이 됐지만 이제는 그 중간 단계의 시기가 존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트윅스터들은 결코 게으른 게 아니다. 그들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풍요와 사회적 해방을 만끽하고 있다. 트윅스터 세대의 출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회학자들은 이들이 ‘무책임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삶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시기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견해에 따르면 직장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도 진정으로 가치있는 일을 찾기 위해 필연적으로 따르는 과정인 만큼 낭비라고 할 수는 없다.

웨스턴 온타리오대의 사회학자 제임스 코티는 "트윅스터 세대의 출현은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청년 고용시장이 붕괴하면서 비롯됐다"며 "대학 졸업장을 갖고도 20, 30년 전 블루 칼라 정도의 지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성인이 되기 싫은 것이 아니라 그만한 여유가 없어 어중간한 세대로 머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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