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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거래소 본부장 확정…27일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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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거래소 본부장 확정…27일 출항

입력
2005.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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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와 과제는

증권거래소 등 증권관련 4개 기관이 통합된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이사장 이영탁·이하 통합거래소)가 17일 5개 본부장(내정자)을 비롯해 15명의 이사(사외이사 8명 포함)를 확정, 본격 출범의 진용을 갖췄다. 통합거래소는 1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창립주주총회를 연 뒤 설립등기 절차를 거쳐 27일 정식출범식을 갖는다.

이날 발표된 본부장은 ▦시장감시위원장 겸 본부장 이영호(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경영지원본부장 이정환(국무조정실 정책상황실장)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옥치장(전 증권거래소 고문) ▦코스닥시장본부장 곽성신(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선물시장본부장 우영호(증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이며, 상임감사위원에 이용희 OECD대표부 공사가 내정됐다.

이로써 2000년 11월 DJ정부시절 증권선물시장 통합에 대한 원칙이 천명된 이후 4년여 만에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코스닥위원회, 선물거래소가 하나로 합쳐진 통합거래소가 본격 출범하게 된다.

통합거래소는 증권회사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증권거래소의 주주가 82.6%, 코스닥시장 주주가 12.52%, 선물거래소 주주는 4.16%의 지분을 나눠 가졌다. 단일주주의 지분은 최대 5%로 제한됐으며, 5%가 넘는 부분은 의결권이 제한돼 특정인의 전횡을 막게 된다.

부산에 본거지를 둔 통합거래소는 한국을 동북아의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통합거래소는 무엇보다 미국 홍콩 등보다 2배 이상 높은 우리나라 증권거래비용(약 0.75%)을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증권거래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청산과 결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각 거래소가 따로 운영되면서 회원 가입, 증거금 관리 등이 시장별로 이뤄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복수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등 그동안의 여러 불편들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선 증권사들은 증권거래대금의 0.3%에 달하는 증권거래세의 감면 없이 시장통합만으로 거래비용을 국제수준으로 낮추기가 어렵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통합에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할당 받게 된 선물업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선물회사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경계하고 있다.

통합과정에서 노출됐듯 이해가 상이한 각 시장들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화학적으로 융합시킬 수 있을지가 통합 성패의 열쇠이다. 최근 관련 세미나에서 윤계섭 서울대 교수는 "거래소는 중대형기업 중심으로 안정적 시장의 성격을 확보하고 코스닥은 진입문턱을 과감하게 넓혀 성장성 위주의 유망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시장별 차별화를 주문했다.

통합 이후 본격화할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질 것인가도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일부 용역 보고서에서는 전체 인력의 20%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통합대상 4개 기관은 개별적으로 명예퇴직을 추진하기로 하고 각 노조와 협상 중이다. 증권예탁원, 증권전산 등 거래소 산하기관도 이번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통합거래소의 출범의 최우선 목적은 그 동안 방치돼온 중복투자와 자원낭비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며, 이 같은 슬림화가 이뤄진 후 각 시장별 자율화가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 증권거래소 변천사/ 1956년 12개종목 명동서 첫 거래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출범과 함께 서울 명동에 서울증권시장이 개설됐다.

이 때 상장된 종목은 조흥은행 등 4개 은행과 6개 일반기업, 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현 한국증권금융) 등 단 12개였다.

거래소에 모인 중개인들이 호가를 내면 긴 탁자에 앉은 거래소 직원이 마치 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듯, 망치로 탁자를 내리치며 가격을 정해 ‘격탁 매매’라고 했다. 이후 거래 종목이 늘면서 75년 1월부터 ‘포스트 매매’로 바뀌었다. 과거 자료사진에 곧잘 등장하는 육각형 모양의 ‘포스트’에서 거래 종목들을 나눠 맡고 호가를 받아 주가를 정하는 방식이다.

증권거래소는 79년 명동 시절을 마감하고 여의도 신축건물로 이사했다. 88년부터 전산거래가 시작됐으며, 97년 9월 전산화가 완료됐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클릭 몇 번으로 주문을 낼 수 있는 ‘홈트레이딩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이 즈음이다.

92년 증권시장이 외국인에게 개방됐고, 98년엔 주식투자한도가 완전 철폐됐다. 96년 정보기술(IT)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줄인 코스닥시장이 개설됐으며, 99년에는 선물거래소가 설립돼 주가지수와 실물 등 대상의 다양한 선물·옵션 상품이 상장됐다.

현재 거래소에는 841개, 코스닥시장에는 890개 업체가 상장·등록돼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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