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골프황제’ 비제이 싱(피지)이 마침내 하와이 챔프에 올랐다.
17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80만 달러) 최종라운드 파5 18번홀. 17번 홀까지 한번도 단독 선두에 나서지 못했던 싱은 평범한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뒤 특유의 차분한 미소로 갤러리의 환호에 답했다. 4타차의 열세를 뒤집고 우승컵(상금 86만4,000달러)을 끌어안는 순간이었다. 지난 주 사흘 내내 선두를 질주하다 최종일 막판에 어이없는 트리플보기로 4타차의 역전패를 당한 메르세데스챔피언십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남태평양의 외딴 섬 출신인 싱으로서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하와이와의 질긴 악연도 끊었다. 지난해 9승을 비롯해 19개 대회에서 생애 통산 24번의 우승을 차지한 싱이지만 지금까지 17번의 하와이 도전에서는 한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싱은 8번 출전해 1996년 공동 8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일 만큼 소니오픈과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싱의 이날 성적은 보기 없이 5개의 버디로 5언더파 65타.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로 경기를 마친 싱은 지난해 11월1일 크라이슬러챔피언십 이후 2개월여 만의 정상 복귀와 8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가면서 골프황제의 권좌를 확고히 다졌다.
2,3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던 마루야마 시게키(일본)는 구름같이 몰려든 현지 교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최종일 불안한 리드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한 채 버디 2개, 보기 3개로 1타를 잃으면서 공동 3위(9언더파 271타)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8언더파 62타의 맹타를 휘둘러 싱에게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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