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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노부인의 방문’주연배우/ 김금지·강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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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노부인의 방문’주연배우/ 김금지·강태기

입력
2005.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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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지(63)와 강태기(55). 이름만으로도 연륜의 깊이가 한껏 느껴지는 두 사람이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다.

둘을 한 무대로 부른 연극은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노부인의 방문’. 김금지씨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2001년 창단한 극단 김금지의 네 번째 작품이다. 스위스 출신 프리드리히 뒤렌마트(1921~1990) 원작으로 국내에서는 1968년 극단 가교가 처음 무대에 올렸다. 고향 길렌시를 떠나 창녀로 살아가다 억만장자와 결혼한 클레어 차하나시안이 40년 만에 귀향해 자신을 짓밟은 남자 알프레드 일에 복수를 꿈꾸는 과정을 그렸다. "알프레드를 살해하면 막대한 돈을 기부하겠다"는 클레어의 제안에 양심이 흔들리는 길렌 시민들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비판한다. 김금지씨가 클레어역을, 강태기씨가 알프레드역을 맡았다.

김씨는 ‘노부인’과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고 있다. 15년 전 극단 현대극장에 클레어역으로 캐스팅돼 얼마간 연습까지 했었다고 한다. 극단대표 김의경씨와 상임연출가 고 김상열씨의 의견이 엇갈려 없던 일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때 대본이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배역보다 나이가 젊어 좀 부담스럽기는 했어요. 지금은 제 나이와 딱 맞아 마음이 편해요." 강씨도 "연습에 들어가면 김 선배님 모습이 그대로 클레어입니다.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역"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63년 국립극단 연수생 1기로 배우의 길을 걸어온 김씨와 75년 ‘에쿠우스’에서 초대 알렌 역을 맡아 데뷔한 (67년 TBC 탤런트로 연기에 입문한 강씨는 배우훈련을 끝내고 출연한 ‘에쿠우스’를 그의 첫 작품이라 말한다) 강씨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는 극단별 소속감이 강해 교류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알렌을 연기하던 강태기씨의 풋풋함이 너무 좋았으나 같이 출연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는 김씨는 "그래서 이번 공연의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알프레도역에 강씨가 제격입니다. 알고 보니 저랑 같은 선생님들한테서 배웠더군요. 작품 분석이랑 연기하는 코드가 잘 맞아 마냥 즐겁습니다." 예전에는 만나면 서로 인사만 하는 사이였는데, 같이 연습하면서 친남매처럼 많이 친해졌다고 한다. "자기가 나오는 장면을 왜 연습하지 않냐고 화내는 김 선배님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노부인의 방문’은 서울시로부터 4,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극을 만들기에는 어림도 없는 돈"이라 김씨가 1,300여 만원의 사재를 털어 극장 대관료를 냈다. 김씨 표현대로 "내 돈 쓰고, 지원금 끌어오고, 주연까지 맡으면서까지" 연극을 만드는 이유는 재능 있는 연출가와 배우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특히 연출을 맡은 원영오씨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강원도 원주에서 극단 노뜰을 결성한 원씨는 99년 일본 도가 페스티벌과 2001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동방의 햄릿’을 출품,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이끌어낸 바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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