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 취임식을 앞두고 미 전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취임식은 ‘전국특별경계 행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대통령 특별경호대의 지휘아래 50여 개 연방기관들이 치안업무에 투입되며, 버지니아주 외곽에는 합동지휘본부가 구성돼 테러나 폭력시위 등에 대비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라크에서 미군이 계속 희생되는 전시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취임식이 이처럼 요란하게 치러질 이유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들은 "백악관이 취임식 비용으로 설정한 4,000만 달러는 이라크전과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를 생각할 때 지나치게 호화스러운 것"이라며 "특히 로비스트, 이익단체들이 거액의 기금을 내고 참?求?만찬 행사는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첨단입체 경호 특별경호대와 50여 개 기관 요원들은 워싱턴 근교 페어팩스에 설치된 사령부에서 첨단 IT 장비를 통해 공중·지상·지하에서의 경비상황을 모니터한다.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 소속 전투기들이 워싱턴 상공 경계비행에 나서고, 비행금지 구역이 시내 반경 80㎞까지 확대돼 개인 비행기는 이날 오전 10~오후 6시 워싱턴 및 볼티모어 지역을 비행할 수 없다.
9·11 직후 창설된 수도지역합동군사령부(JFHNCR)는 당일 4,000명의 1개 전투여단을 동원, 처음으로 워싱턴 일원에 대한 대대적인 지역경비에 들어간다. 국토안보부 산하 ‘국가특별보안행사팀(NSSE)’은 취임 선서식과 축하 퍼레이드, 무도회 등 행사를 주관한다.
의사당이 들어서있는 펜실베이니아가를 중심으로 주변 4개 도로는 폐쇄되고 행사장 주변 22곳에 바리케이드와 검문소가 설치돼 모든 시민들은 검문검색에 응해야 한다.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각국의 취재기자단도 처음으로 사진촬영과 지문날인 절차를 밟아야 행사장에 들어설 수 있다.
반전·반부시 시위 반 부시 단체들도 본격적인 항의시위를 준비중이다. 뉴욕 타임스는 ‘블랙 팬더들’ ‘D.C. 무저항주의 저항’ 등 5개 반 부시 단체들이 이라크 전쟁 희생자를 상징하는, 마분지로 만든 1,000여개의 관을 들고 도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전쟁중단, 인종주의 종식을 위해 지금 행동하라’ ‘부시에게 등을 돌려라’등의 반전단체는 부시 대통령을 태운 차량행렬이 의사당에 백악관으로 향할 때 항의의 표시로 일제히 등을 돌리며 야유를 보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별경호대 측은 워싱턴 일대 7곳에 별도의 시위장소를 지정했으며, 시위가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경우에만 법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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