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13일 ‘지구의 미래지도’(Mapping the Global Future)라는 보고서에서 북한 위기가 향후 15년간 극도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NIC는 또 아시아 정세를 좌우하는 미국과 일본, 중국 간의 관계는 한반도 및 대만 문제의 향배와 중국의 부상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정보국(CIA)에 본부를 두면서 미국의 15개 정보기관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NIC는 1980년 설립된 후 5년에 한 차례씩 20년 후의 세계를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120쪽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지난 1년 동안 1,00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통해 작성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됐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중국과 인도를 19세기 통일독일과 20세기 초 미국의 출현처럼 세계의 지정학적 모습을 바꿔 놓을 존재로 확고하게 못박은 것이다. 2020년 중국의 국민총생산(GNP)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되고 인도의 GNP는 유럽 대부분 국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소위 ‘중국 및 인도 위협론’은 냉전 종식 이후 새로운 적을 경계함으로써 패권을 다지려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NIC는 또 테러와 관련, 현재의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사라지고 대신 또 다른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각 지역 분리주의 단체와 손잡고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NIC는 특히 이라크는 전쟁을 거치면서 새로운 테러리스트들의 훈련장이 됐고 이는 세계화 물결을 타고 세계를 들쑤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NIC는 향후 15년 간 국제정세의 거대 흐름으로 세계화의 가속화를 꼽으면서 이에 따른 4가지 특징적 모델을 제시했다. 우선 중국 등 비(非) 서구 세계가 중심이 돼 향후 15년간 세계경제를 80% 성장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로 대변되는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진력할 것이다. 하지만 급진 이슬람 세력이 주도하는 ‘새로운 칼리프’ 등의 도전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및 사생활 침해 등 이른바 ‘공포의 사이클’과의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